[시론] 제브라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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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제브라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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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7호] 승인 2017.07.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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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라피쉬는 크기가 3~4cm로 송사리만 하고, 얼룩말처럼 몸에 긴 검은색 줄과 흰색줄이 교대로 보이는 관상용 열대 어종이다. 이 제브라피쉬가 마우스 같은 실험용 포유동물을 대신하여 인간의 질병치료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이번 주 개최되고 있는 유럽 제브라피쉬학회는 불과 몇 년 전에 참가자가 100여명 남짓하였지만, 지금은 칠백 명 이상이 참가하는 큰 학회가 되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브라피쉬에 관련된 논문은 34,000여 편에 달하고, 관련 연구자는 8,000여명, 실험실은 1,200여개에 달한다(ZFIN).

제브라피쉬는 인간의 질병연구에 사용되기 보다는 발생단계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연구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이제는 그동안 축적된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인간의 질병모델로서 질병기전과 치료제의 개발에 방향이 모아지고 있다.

인간의 많은 유전적 질병에 대해서 마우스 같은 소형 포유동물을 이용한 질환 모델이 이미 상당수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환자수가 적은 유전적 질환은 연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고, 또한 확실하지 않은 많은 유전적 질병은 그 원인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질병의 원인을 확인하고, 또한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제브라피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질병관련 유전자 데이터를 OMIM 같은데서 찾아 인간의 질환에 관련된다고 추정되는 유전자를 마우스나 제브라피쉬에서 유사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발시켜 질환을 재현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동물에서 보이는 질병현상이 인간의 질병과 같은 것을 확신하면 동물에게서 치료법을 구하게 되고, 발견된 새로운 치료법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마우스는 교미 후 20여일 만에 분만하지만 제브라피쉬는 수정 후 부화까지 48시간 밖에 안 걸린다. 그리고 제브라피쉬의 배아는 투명하여 수정 후 배아의 발생단계를 현미경 하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특정 세포에 형광을 표식하여 그 분화과정을 현광현미경 하에서 관찰하면서 발생 이상 여부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발생과 관련된 유전질병에 대한 연구에 제브라피쉬가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제브라피쉬를  다양한 연구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제브라피쉬를 이용하여 흡입독성을 시험할 수도 있다. 어류의 아가미는 그 기본 구조인 새박판이 모세혈관과 상피세포 그리고 지지세포로 구성되어 있어 포유동물의 폐포와 같은 구조이다.

실제로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로 사용되어 사람에게 폐섬유증을 일으킨 PHMG를 제브라피쉬에 적용해 보니 사람에서와 같이 아가미에 염증과 섬유화가 일어난 것을 확인하였다.

전립선이 없는 제브라피쉬를 이용하여 전립선 실험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포유류의 전립선에서 분비하는 전립선 특이 항원을 갖는 세포들이 제브라피쉬에는 존재한다. 이러한 세포를 대상으로 전립선 기능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다. 전립선이나 부신은 장기로 분화하지 못하고 세포수준에서 머물고 있지만, 갑상선은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여포를 형성하여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와 세포를 대상으로 포유동물에서 수행하는 많은 실험을 제브라피쉬에서 할 수 있으며, 장기 특이적으로 형광이 발광되도록 조작한 제브라피쉬를 이용하여 각종 장기의 위치와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비단 인간의 질병뿐만이 아니다. 포유동물의 질병모델로서도 제브라피쉬는 이용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질병을 치료하고자 같은 종의 동물을 실험동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제브라피쉬를 이용하여 치료제를 개발하고, 반려동물을 이용한 임상실험을 한다면 동물실험에서 희생되는 많은 개와 고양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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