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사태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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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사태 ‘득과 실’
  • 안혜숙 기자
  • [ 110호] 승인 2017.08.2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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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문제가 국내 계란에 대한 전수 조사로 이어지면서 비롯된 살충제 계란 사태는 친환경 인증에 대한 불신과 농축수산물 살충제 사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며 우려를 낳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 수의사 처방문제 다시 대두 
의료계 내 피프로닐 논란 일어 … 동물복지 관심 환기시키는 계기도

정부는 출하되는 모든 계란에 대해 사육 정보를 표기하기로 하면서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 사태를 마무리했다.

사육 정보에는 계사번호(닭을 키우는 건물번호)와 친환경 유무, 키우는 방식(평사 혹은 케이지 방식) 등의 정보가 모두 포함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새로운 표기 방식은 계란만이 아닌 닭을 키우는 방식과 정보가 모두 공개되는 것이어서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앞으로 수의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살충제에 대한 불안 증폭
이번 사태의 원인은 농장의 살충제 사용에 있다.

닭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농장에서 사용한 살충제 성분이 계란에서 검출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게다가 가축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살충제를 수의사가 처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의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동물약품상이 수의사를 고용해 살충제를 만들어 싼 값에 양계농가에 팔고, 이를 사용한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

닭 같은 식용 가축에 피프로닐을 사용할 수 없지만, 수의사의 처방이 있었기 때문에 농가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정부에서 약품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도 문제지만, 일부 수의사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당 수의사는 축사 외부사용 용도로 처방했지만, 농장에서 닭의 몸에 뿌린 것이 원인이 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개나 고양이의 벼룩,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피프로닐을 사용하고 있지만, 피프로닐이 소, 돼지, 닭처럼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동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는 약물로 드러나면서 수의사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불거졌다.

 

인체 유해 여부 논란
수의계 내부적으로도 피프로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피프로닐이 맹독성 물질로서 인체에 안전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한편에서는 맹독성이 아닌 만큼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도 “피프로닐, 비벤트린, 에톡사졸, 피리다벤의 반감기가 7일 이내이며, 플루페녹수론의 반감기는 30일이다. 달걀에서 검출된 살충제의 대부분은 한 달이면 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에서 조차 피프로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정도로 동물에게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한 불안감은 신뢰할 만한 논문조차 없다는 현 상황이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 살충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고 사용하는 수의계 입장에서도 살충제 사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측정과 기준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동물복지 관심 계기도
이번 사태는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데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부분도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위생관리도 취약하지만 동물들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진드기 등 기생충 노출에도 쉽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복지 농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는 동물에게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정부가 앞으로 키우는 방식에 대한 정보를 계란에 표기하기로 한 것도 동물복지 환경이 먹거리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반영한 것이다.

살충제 계란 사태가 수의계에 대한 불신과 먹거리 불안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남겼지만,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고취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그나마 얻은 수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의계 내에서도 살충제에 대한 더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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