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반려동물의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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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반려동물의 공격
  • 개원
  • [ 114호] 승인 2017.10.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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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강원도의 한적한 산골에서 사람이 없는 공사장에 묶여 있는 개를 보았다. 목줄이 나무에 걸려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비어있는 물그릇에 물을 주었다.

주말마다 개가 궁금해서 가보면 상황이 변한 바가 없어 다시 사료와 물을 공급해 주었다. 지난주에는 다시 그곳을 찾아가니 목줄이 풀려 있었다. 개가 반갑다고 멀리서 달려오기에 앉아서 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개가 손을 핥더니 갑자기 손가락을 물었다.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예상치 못한 데서 갑자기 일어난다. 임상수의사도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동물병원에 내원한 진돗개는 수의사들이 물릴까봐 조심하는 개 중의 하나이다. 비단 진돗개뿐만 아니라 평소 문제없어 보이던 개들도 상황에 따라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많다.

최근에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이웃집 주민을 물어 주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웃집 주민은 녹농균에 의한 패혈증 때문에 폐렴으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녹농균의 기회감염균으로서 동물들은 감염되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면역학적으로 저항성이 없는 동물에서는 패혈증이 발생한다. 아마도 병원에서 개에게 물린 환자의 패혈증을 치료할 수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로 개가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 되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동물이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은 왜 나타날까?

정상적인 동물은 특징적인 행동으로서 경계심, 호기심을 보이며 활동의 범위도 폭넓고 무리의 다른 개체와의 관계도 원만하다. 또한 사람과의 관계도 공포보다는 친밀감을 보인다. 그리고 자기들만의 놀이를 즐길 줄도 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동물의 경우는 활동범위가 제한적이며, 헐떡거림 또는 침을 흘리고 몸을 움츠리거나 떨며 우울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사람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공포감을 나타내고 공격성이 증가한다. 심한 경우는 지속적인 반복 행동과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사람을 문 개는 주인이 생일잔치도 해주고 건강관리도 잘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반려견과의 관계 중 동물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었을지도 모르는 요인을 찾아보아야 한다. 

동물도 여러 선택지 중에 가장 선호하는 것을 고를 줄 알며, 더 나아가서는 동물이 노력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얻으려는 것도 있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동물에게 인간의 습성이나 기호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동물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반려동물 천만시대에 많은 동물들이 공격성을 보인다면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뿐만 아니라 반려견과 그 소유자에게도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공격성이 강한 동물이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동물에 대해서 치료를 하거나 교정해주는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동물의 행동 교정은 값 비싼 기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많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지원체계를 정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이러한 동물의 행동학적 연구와 치료 등에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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