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해 수의사 윤리문제 등 사회적 주목
동물약국과 갈등 고조…반려동물 사건사고로 동물병원 여파
동물병원 수가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3개 병의원 중 동물병원이 신경정신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증가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수의사들이 느끼는 체감은 이보다 훨씬 더 가파르다.
동물병원의 계속되는 증가로 인해 개원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4시간 동물병원, 외과수술병원 등 특화된 전문 시술을 위주로 하는 동물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개원하는 동물병원 수가 늘어나면서 고가의 진료장비와 기구를 구비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X-ray 뿐만 아니라 PET, CT 등 1억 원이 넘는 장비들을 갖춰 놓는 동물병원이 증가하면서 동물병원의 개원 비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윤리문제 사회적 이슈로
2017년은 수의사들의 윤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어느 때 보다도 대두된 한 해이기도 했다.
TV조선에 보도된 동물병원의 모습은 대중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전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던 살충제 계란 사태에도 수의사의 처방 문제가 드러나 논란이 됐다.
특히 TV조선에 보도된 경기도 모 동물병원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유통기한이 지난 약물사용과 의료기기에 녹슨 톱과 기구들은 동물병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게다가 해당 수의사는 변명에만 급급해 시청자뿐만 아니라 수의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온 국민의 먹거리 파동을 일으켰던 살충제 계란 사태에도 수의사의 처방이 논란이 됐다.
농장에서 사용된 살충제를 사용한 농장주는 “모 가축병원 동물약품에서 일하는 가금 수의사가 약물 사용을 권장했고, 해당 업체 직원이 갖다 준 약물을 가끔 살포했다”고 밝혔다.
수의사가 프로피닐 성분을 사용하도록 했다는 사실에 살충제 계란 사태 논란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얼마 전에는 건국대 동물병원의 대학원생 열정페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전국의 수의대 동물병원으로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건국대 동물병원의 진료수의사 총 71명 중 절반이 넘는 37명이 수의사 명단에 빠져 있어 무더기로 적발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광진구청도 이 같은 사실을 알았지만 처벌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웠다.
이처럼 수의사의 윤리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등 올 한해 수의사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동물약국 문제도 심각
수의사 처방약물 증가로 인한 동물약국과의 다툼도 늘어나고 있다.
심장사상충약을 약국에 공급케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을 거부한 V사, 대한동물약국협회 임 모 전 회장을 대상으로 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등 동물약국과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 금지를 동물병원의 독점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동물약국협회와의 싸움은 내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관계가 다른 협회 간의 갈등은 명분에 있다. 명분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만큼 수의사 개개인이 수의계의 대변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할 때이다.
반려동물관련 사고 증가
올해는 유독 반려동물이 사람을 물거나 공격하는 사건사고가 증가하면서 반려인들의 목소리가 다소 줄어들었다.
동물학대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동물보호법 개정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도크게 늘어났지만, 최근 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대구의 모 동물보호단체에서 동물을 학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려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낳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동물보호단체인 대구의 한국동물보호협회는 동물보호 운동의 원조로 알려진 단체이지만, 동물들이 제대로 된 관리와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는 것이 수의사법과 폐기물관리법, 동물보호법 등의 위반으로 고발되면서 알려졌다.
동물을 보호하는 단체가 오히려 동물을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동물보호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경기 포천의 사설보호소인 애린원도 개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보호 동물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등 동물 방치 문제가 불거졌다.
애린원과 포천시 부지 갈등 문제도 불거져 동물보호소에 대한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올해는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사건사고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반려동물 시장과 동물병원까지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