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본의 개 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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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의 개 식용
  • 개원
  • [ 122호] 승인 2018.02.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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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2014년에 쇠고기 1,227,000톤, 돼지고기 2,447,000톤, 닭고기 2,204,000톤이 소비되었다(농림수산성의 축산물소비량 통계자료). 같은 해 우리나라는 쇠고기 238,000톤, 돼지고기 810,000톤, 닭고기 496,700톤을 생산하였다(한국농촌 경제연구원). 그런데 의아하게도 개를 식용으로 하지 않는 일본에서 전체 육류 소비량에 비하여 아주 적은 양이지만 犬肉을 2011년에 39톤, 2012년에 25톤, 2013년에 30톤, 2015년에 10톤을 수입하였다. 통계에 따르면 2015년의 견육은 전량 베트남에서 수입하였다(농림수산성 동물검역소).

일본 열도에서는 즐문토기 시대부터 너구리뿐만 아니라 개와 늑대, 여우 등도 식용으로 했고, 기원전 5세기경부터 기원후 3세기경까지 약 8백 년간의 야요이시대(弥生時代)에서는 선진 학문·기술·문화를 일본에 들여와 정치·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한국, 중국 사람들이 일본에 개고기 문화를 전래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西本豊弘). 

고대에서 육식 금지령으로(675년) 소·말·개·원숭이·닭 육식이 금지된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개를 먹던 습관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 후 개를 포함한 육식의 금지령이 있었던 것은 육식을 부정한 것으로 생각한 불교의 영향이라는 설이 있다(金子裕之『古代の都と村』).

중세에 일본에 왔던 선교사 루이스 프로이스(1532-1597)는 “유럽인은 암탉, 메추리 등을 좋아하는데, 일본인은 들개, 두루미, 원숭이, 고양이 해조류를 좋아한다. 또 우리들은 개를 먹지 않지만 소는 먹는다. 일본인은 소는 먹지 않고 약으로서 개를 잡아 먹는다(일본 유럽문화비교)”라고 하였다.

근대에 이르러 아카시성이나 후쿠야마성, 가고시마 등지에서 개를 잡아먹은 기록들이 있다. 가고시마에서는 개의 배에 쌀을 넣어 쪄서 굽는 요리법이 있었다고 한다(위키피디아 犬食文化). 현대의 일본에서는 중국인이나 한국인 거주 지역에서 개고기를 파는 식당이 있으나 일본인들도 일부 먹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개를 먹는 관습은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본의 전통악기인 샤미센을 제작할 때 안쪽에 고양이 뱃가죽 또는 강아지 가죽을 댄다고 한다. 이러한 동물의 가죽을 일본에서는 구입할 수 없어서 수입에 의존하였다. 犬皮의 수입은 2011년 2톤, 2012년 2톤, 2013년 1톤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수입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이 합법적일까?
도축장법은 도축장 이외에서 소, 말, 돼지, 면양 및 염소를 도축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다른 포유동물 즉, 사슴 같은 동물의 도축장 이외에서 도축을 하고 식용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축의 공정한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가축상법에서 정의하는 가축은 소, 말, 돼지, 면양, 산양이다. 개는 축산동물이나 가축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가축 이외의 동물을 도축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動物의愛護및管理에関한法律 (동물애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함부로’ 죽이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사슴 등을 식용 등의 목적으로 가능한 한 고통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도살한다면 문제는 없을지 몰라도 개를 식용 등의 목적으로 죽인다면 일본인들의 정서에 맞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동물애호법에서는 “동물은 생명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누구도 동물을 함부로 죽이거나 부상을 입히거나 또는 괴롭혀서는 안 되고, 사람과 동물이 같이 살 수 있도록 배려하며, 동물의 습성을 고려하여 적절히 취급해야 한다”라며 “수의사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함부로 죽임을 당했다고 생각되는 동물사체 또는 마구잡이로 난 상처를 보거나 고통 또는 학대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동물을 발견하였을 때에는 관계 기관에 통보해야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어 특히 반려동물을 함부로 학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외에 가축배설물법이나 가축거래법에서도 개는 대상동물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러한 동물애호법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수의 사람들이 개를 식용으로 하는 현실에 동물보호단체는 견육의 수입 반대 운동을 하고, 또한 샤미센의 재료로 사용되는 강아지 가죽의 수입 반대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때 개를 식용으로 하였던 일본 문화에서 개식용을 하지 않게 된 문화 혁신에 대한 고찰이 우리에게는 개식용 금지를 위한 단초가 될 수도 있으며, 향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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