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주역점 그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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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역점 그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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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24호] 승인 2018.03.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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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개의 산가지를 이용하여 주역점괘를 구하는 방법 이외에 사람들은 각종 방식으로 주역점괘를 구하기도 한다. 동전 세 개를 이용하여 점괘를 구할 수도 있다. 숫자가 있는 면을 양으로 하고 그림이 있는 면을 음으로 정하였다면, 동전을 던져서 세 개가 모두 양이면 노양, 한 개만 음이면 소음, 한 개만 양이면 소양, 세 개 모두 음이면 노음이 된다.

동전을 여섯 번 던져 대성괘(大成卦)의 아래쪽 괘(내괘) 중 제일 아래에 있는 초효부터 시작하여 위쪽괘(외괘)까지 육효를 얻고, 노양이나 노음인 경우는 동효(動爻)로 하여 괘사나 효사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

자, 동전을 던져보자. 첫 번째가 소양, 두 번째는 소음, 세 번째는 소음, 네 번째는 소음, 다섯 번째는 소양, 여섯 번째가 노음 순으로 나왔다. 초효부터 순서대로 이들을 배열해 보면, 내괘는 진(震)(우레), 외괘는 감(坎)(물, 구름)이 되어 水雷屯(수뢰준)괘가 되고, 여섯 번째 효가 노음으로서 동(動)하였기 때문에 수뢰준의 여섯 번째 효인 上六의 효사를 점괘로 보면 될 것이다.

수뢰준의 屯은 언덕이라는 의미의 둔이라고도 읽지만 풀(:초)이 땅(一)을 뚫고 처음 나와 아직 펴지 못한 상태로서 어렵다는 의미에서 준(어렵다)이라고 읽는다. 괘상으로 보면 구름과 우레가 서로 섞여 있으나 구름이 우레 위에 있으므로 아직 비를 만들지 못하여 어려운 상태이다(屯). 우레가 위에 있고 구름이 아래 있다면 구름은 비가 되어 뢰수해(雷水解) 괘가 되어 어려움이 마침내 풀어지게 된다.

수뢰준의 괘사는 “준(屯)은 원형(元亨)하고 리정(利貞)하니 물용(勿用) 유유왕(有攸往)이요 리건후(利建侯)하니라”이다(시작하는 어려움만 잘 넘기면 크게 형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곧고 바름, 굳셈으로 나아가면 된다. 어려운 때를 만나서 갈 곳을 정하여 앞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어찌 혼자의 힘으로 막을 수가 있단 말인가? 사방에 제후를 세워놓으면 외적을 막아 이로울 것이다).

이제, 점괘에 따라 수뢰준 괘의 여섯 번째 효인 上六(제일 위의 효를 上이라 하고, 음일 경우는 六을, 양일 경우는 九라 한다)의 효사를 보자.

上六은 乘馬班如(승마반여)하며 泣血漣如(읍혈연여)로다(말에 올라탔다가 나아가지 않고 내려와서 피눈물을 줄줄 흘리는 구나). 이 효사에 대하여 정자(程子)는 정전(程傳)에서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上六은 음으로서 어려움의 끝에 있고 험하기가 극에 달했는데, 응원이 없어 머물면 불안하고 나아가자니 갈 곳조차 없어 말을 타고 가려다가 다시 내려와서 나아가지 않으니 불행한 일이 심하여 피눈물을 줄줄 흘리게 되었다. 어려움이 극에 달했으니 양의 강함으로서 도움이 있다면 어려움이 이미 극에 있으므로 그것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주자(朱子)는 본의(本義)에서 “六三(세번째 음효)이 양이라면 上六이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음의 나약함으로써 응(應)이 없고, 또한 上六은 어려움의 끝에 처해 나아갈 바가 없으니 우려와 두려움 뿐이다. 그래서 그 상이 이와 같은 것이다”라고 해설하였다.

우리는 살다보면 상육 효사처럼 희망도 보이지 않고 걱정과 두려움에 떨면서 해답을 찾지 못하여 어쩔 줄 모를 때가 있다. 주역으로부터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많은 상황을 읽을 수 있다. 주역의 괘사와 효사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데 쓰이는 점서로 보기보다는 우리의 인생사를 다각도에서 비추어보고 스스로를 뒤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철학서라고 생각된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점서로 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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