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회사 M&A 우월적 조건으로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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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회사 M&A 우월적 조건으로 재계약?
  • 안혜숙 기자
  • [ 146호] 승인 2019.02.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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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회사 인수합병으로 입김 세지나
불공정 거래행위 부작용 및 일부 독과점으로
시장 악영향 우려


세계 동물약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제약회사들의 인수합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제약회사인 머크(Merck Animal Health)가 프랑스 비상장회사인 기업 안텔릭 그룹(Antelliq Group)을 인수했다.

미국 머크사에 인수된 프랑스 기업 안텔릭은 가축과 반려동물의 동물 식별 및 추적시스템, 모니터링 관련 기업이다.
세계 동물약품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머크는 안텔릭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물용 디지털 분야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M&A 통해 시장 확대
일본과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동물용의약품과 의약품 도매업을 하고 있는 일본 다케다제약은 샤이어를 인수했다. 샤이어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제약회사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자회사인 엘랑코를 분리 독립시킬 계획이다.

릴리 전체 매출액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엘랑코는 노바티스 동물약품 사업부와 로만 등을 인수 합병하면서 전 세계 동물의약품 시장에서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반면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독일의 바이엘은 동물약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있다.


70% 이상이 수입약 국내 영향 커
국내 동물약품 시장의 70% 이상을 수입약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인수합병은 국내 업계에도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인수합병을 결정한 이후 통상 2년 정도가 경과돼야 인수가 마무리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국내도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M&A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은 사노피의 동물의약품 사업부 메리알을 인수했지만, 한국과 미국, 유럽 공정위원회가 동물용의약품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산 매각 등의 문제로 2018년이 돼서야 인수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글로벌 제약회사의 인수합병은 재무의 안정성을 가져와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회사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는 만큼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더욱 강화시킬 수도 있다.
 

 

다국적 회사의 우월적 계약이 문제
반면 독과점 문제로 인해 시장에 피해를 끼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베링거가 메리알 인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메리알이 보유하고 있는 써코백(Circovac), 파보바이러스백신, 제닉신(Genixine), 이퀴옥스(Equioxx) 주사제 등의 매각을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다국적 제약회사의 우월적 계약도 문제다.
동물약품 대부분의 마진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명 제약의 경우 5%가 되지 않는 마진으로 계약하는 사례도 있다.

계약기간도 1년 단위로 짧아지고 있을 정도로 일부 글로벌 제약회사의 우월적 계약이 늘고 있다. 
M&A로 글로벌 제약회사의 입김이 세지면 우월적 계약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링거 거래계약서 논란
최근 논란이 된 서울시수의사회(이하 서수회)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거래계약서 문제도 글로벌 제약회사의 인수 합병으로 인한 재계약 계약서가 원인이 됐다.

서수회는 베링거의 불공정 조항을 반박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거래약정서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거래계약 종료 후에도 3년간 모든 동물병원 재무기록 및 자금출납에 대한 감사 권한 부여 등 독소조항에 대한 계약 취소와 해명도 요구하고 있다.
베링거는 해당 계약이 글로벌 표준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더 키웠다.  

문제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M&A가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계약을 동물병원에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동물병원에서 주로 사용하는 동물용 의약품 대부분을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M&A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만 볼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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