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식 사료 무분별한 유통 결국 동물 사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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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식 사료 무분별한 유통 결국 동물 사망까지
  • 박천호 기자
  • [ 3호] 승인 2014.06.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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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協, 대안 마련 시동 … 현재로선 제재 장치 부재
 

보호자들의 무분별한 처방식 사료 급여로 반려동물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동물병원을 통해서만 유통돼야 할 처방식 사료가 일부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면서 수의사의 정확한 처방 없이 처방식 사료를 급여해 부작용 발생하거나, 잘못된 식단으로 인해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로선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처방식 사료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구해
동물병원 아닌 온라인 구매 선호도 문제 … 저렴하단 이유로 여러가지 후유증 야기

실제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처방식 사료는 온라인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보호자들 간에 SNS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서로 필요한 처방식 사료를 사고 파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인터넷서 손쉽게 구매
처방식 사료는 환자의 상태를 수의사가 분석 후 처방해 주는 사료라는 것은 보호자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동물병원을 통한 처방식 사료 구매 횟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로는 △유통구조에 따른 저렴한 가격 △쉬운 접근성(구매방법) △온라인상에 검증되지 않은 방대한 정보 △보호자 자가진료법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지난달 말에 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지난번 000사 유기농 사료에 이어 이번에는 000사 0000 처방식 사료에 대해 소개해 드릴께요. 0000 네덜란드산으로 000사에서 수입판매하고 있는데요. 동물병원 수의사 처방 전용 제품이랍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00000지-음식 알레르기와 음식 과민증 △00000브-음식 과민증, 아토피, 대장염, 골관절염, 종양, 심근증 △000량-비만 △0000000브-음식 알레르기 및 음식 불내성, 음식 과민증, 아토피, 대장염, 과민성 대장 질환 △00000씨-종양, 심장, 심부전(심근질환) △0오-골, 관절염 △00티-체중 감소 후 유지, 당뇨병, 고지혈증, 변비, 임파관 확장증, 대장염 △0엔-만성 신부전, 간질환(담즙 분지 정지, 담즙 정체, 구리 축적은제외), 수산 칼슘 요석증 △000000프-자발성 방광염 억제 등 각 제품별 효능이 나열돼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명확한 규제나 규정 없어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처방식 사료는 수의사의 정확한 진단 없이 잘못 먹이면 동물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처방식 사료에 대한 명확한 규제나 규정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처방식 사료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유통구조 개선, 실질적 대안 마련을 위한 수의사들의 노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단체 대안 마련 뜻 모아
허주형(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은 “처방식 사료는 증상이 해소가 되면 급여를 중지 해야하는데, 계속 먹이다 보면 특정 영양소 결핍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으며, “보호자들이 처방식 사료의 급여시기와 중단시기를 정확히 구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더 나아가 환자에 대한 각 처방식 사료(영양소)의 퍼센트를 맞춰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해당 문제에 대한 인식은 협회 임원은 물론 우리나라 많은 수의사들이 인지하고 있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다”며 “최근 한국동물약품협회 상근부회장과 논의해 처방식 사료를 공급하는 업체를 회원사로 가입시켜 1차적인 대안을 마련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면서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정부 관계자와 미팅을 갖고, 문제 제기와 대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처방식 사료의 무분별한 유통은 반려동물의 건강이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실질적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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