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원장의 동물행동학⑩] 식분증 해결 방법<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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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식 원장의 동물행동학⑩] 식분증 해결 방법<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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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76호] 승인 2016.03.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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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가 자꾸 자기 변을 먹어요”
 

저는 10개월 된 ‘한나’라는 귀여운 포메라니언을 기르고 있는데요. 글쎄 이놈이 다른 것은 문제가 없는데, 더럽게 자기 변을 먹어요.
한 4개월 전부터 변이 흩어져 있기도 하고, 양도 적어서 수상하게 여기던 차에, 두 달 전에는 변을 보자마자 바로 먹는 것을 목격하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야단까지 쳤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요.
요즈음은 제가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변을 보고는 바로 입에 물고 마치 “날 잡아봐라!” 하는 식으로 도망치면서, 내가 쫒아가면서 야단을 치면 잡히기 직전에 바로 꿀꺽 먹어버리기까지 하네요.
마치 약을 올리는 듯해서 미워 죽겠어요. 변에다 코를 대고 여러 번 야단도 쳐보고, 한나가 제일 무서워하는 신문지 몽둥이로 바닥을 쳐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네요.
그런데요 선생님, 우리 한나는 일주일에 1번 정도 산책하는데, 다른 개의 변에 관심은 가지지만, 한 번도 먹는 것은 보지 못했거든요. 왜 자기 변만 먹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요.
어머니께서 똥 먹는 개와는 더러워서 같이 못살겠다며 갖다 버리라고까지 하십니다. 똥 먹는 것만 아니라면 너무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인데, 우리 한나의 이 나쁜 버릇이 어떻게 하면 고쳐질까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먼저, 카운슬링 시트를 작성해 봅시다.

식분증과 관련된 상식
1. 개는 원래 변을 무척 좋아한다.
여러분! 커피 냄새, 밥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어떻습니까? 무척 좋다. 왜일까? 바로 맛있는 음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개는 똥냄새를 무척 좋아한다. 왜일까?
개가 야생이었던 시절, 개는 육식동물이었다. 똥냄새를 따라가면 바로 사냥감(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개와 산책을 하면 어김없이 모든 개는 다른 동물의 똥냄새를 맡으려 애를 쓸 것이다. 동물마다 각각 좋아하는 냄새가 다를 뿐이다. 결코 개가 비난 받을 행동이 아니다.

2. 식분증은 일부에선 정상 행동이다.
모견은 자견의 배설물들을 모두 먹어치운다. 이는 정상행동으로 우리는 그것을 비난하거나 벌주지 않는다.
대개 3~4주령까지 이지만, 길게는 9.5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강아지 시절에는 자주 보이는 증상이다. 대개 자라면서 이 증상은 대부분 사라진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기르는 개가 똥을 먹는다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드시 고쳐주어야 할 문제이다.
그러면 한나의 행동수정 솔루션에 대해서 하나하나 살펴보자.
모든 문제가 되는 행동을 수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살펴야할 첫 선결사항은 [개의 신체적인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가?]이다. 반드시 담당수의사와 상의한 후 결정하기를 권한다.
그 다음으로 [행동욕구는 충족되고 있는가?]이다. 한나는 일주일에 1번 정도 산책을 한다. 이 정도로는 아무리 소형견이라 할지라도 행동욕구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일주일에 1회 산책을 한다면 이것은 산책이 아니라 여행일 것이다. 한나는 아마도 산책 중에 통제가 되질 않을 것이다. 늘 하던 것이 아니라 여행이니 말이다.
산책은 매일, 하루에 2회 이상, 한번에 30분 정도는 반드시 해야 한다.
보호자가 가장 간과하는 것이 산책이다. 좀 과장된 표현을 하자면, 산책을 자주하는 개는 행동문제를 보이지 않는다. 바꿔 말하자면, 산책은 모든 행동문제의 해결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책을 자주 나갔다면 용변은 매번 밖에서 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집에서는 배설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변이 없어 문제는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매우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이다.
다음으로 [환경정비는 되어 있는가?]이다. 상담 중에 개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들이 부족했다. 머리와 몸을 쓰는 장난감이 있다면 보호자들의 부재중에 한나는 훨씬 잘 지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에는 문제가 없는가?]이다.
문제의 본질상 사회적 또는 상대가 있을 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리더십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식분증(자신 또는 다른 동물의 변을 먹는 행동)의 원인에는 모견에서 식분증, 부적절한 사료급여, 관심 끌기 행동(학습), 비타민 부족, 노이로제, 권태감, 부적절한 화장실 교육 등이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적게 먹이면, 작은 개가 된다”라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음식을 너무 조금 준 경우이다.

식분증의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절대적인 식사량이 너무 적은 경우
2. 너무 심심해서(좋은 냄새가 나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장난감)
3. 사람의 음식을 먹은 경우(소화가 잘 되지 않아 음식 냄새가 남아서)
4. 영양상태가 불량한 음식(사료 포함) 섭취
5. 내부기생충의 감염 등으로 인한 흡수불량에 의해
6.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7. 화장실 교육 실패(특히 혼내는 경우 벌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해결)

[행동문제 수정방법 8가지를 사용해서 한나의 행동을 수정해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봅시다]

1. “어느 정도 타협 또는 양보한다”
 한나는 산책 중에는 변을 먹지 않으므로 산책을 통한 실외 배변교육을 실시해서 실내에서 배변할 기회를 주지 않는 방법이다.
즉 실패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방법이다. 실제로 이 방법은 매우 쉽고, 간단하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이다. 

2. “원인을 제거한다”
 변은 보는 즉시 치운다. 입으로 들어가면 반드시 항문으로 나온다. 일단 배설하면, 일정시간동안 다시 배설하지 않는다.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었다면, 20분 내로 용변을 볼 것이다. 문제는 보호자가 없을 때이다. 그러나 보호자는 자신의 부재 시에도 관리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변을 먹는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크레이트 교육을 실시하면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크레이트 내에서는 배설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레이트 교육(집보기 교육)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는대로 설명하겠다. 

3. "보상을 없앤다"
 변을 먹는 모습에 주인이 다가와 혼내는 것을 개는 경우에 따라서는 보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나는 호기심에 자신의 변 냄새를 맡아보고, 입으로 건드려 보았는데, 그 때 마침 주인이 자신이 하던 모든 일을 제쳐두고 득달같이 와서 눈도 마주쳐주고, 말도 걸어주고, 안아주기까지 하는 것을 경험했다(개는 사회적인 동물이라 주목받는 것을 좋아한다).
옳거니 주인을 부르는데 있어서 “변 냄새를 맡거나, 먹는 것이 최고구나!”라는 것을 한나가 이미 학습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변을 발견하였다면 개가 보지 않을 때 조용히 변을 치우고, 냄새까지도 완전하게 제거한다. 변을 치울 때 요란하게 개를 쳐다보면서 “다음부터 여기다 싸면, 혼나!”, 아니면 뭐라고 궁시렁 거리면서 치우면 개는 “주인님은 내 배설물에 관심이 많은가 봐!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있구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미 실수한 경우라면 혼내거나 말하지 말고 조용히 치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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