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의약품 진단기획③] 동물용의약품 산업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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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의약품 진단기획③] 동물용의약품 산업 SWOT 분석
  • 이준상 기자
  • [ 244호] 승인 2023.03.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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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 성장은 큰 기회
기술적 역량 우수하지만 영세 기업들 많아 신약개발 중단 속출

동물병원에서 동물약보다 인체약을 우선 사용하는 현실 속에서도 동물용의약품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본지 242호 ‘인체용의약품 vs. 동물용의약품 기사’ 참고)

동물용의약품 산업은 제약산업의 블루오션이다. 정부는 임상 현장에서의 활성화와 혁신 성장 가속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매진해야 하고, 업체들은 꾸준한 연구개발로 고품질의 동물용의약품 보급에 힘써야 한다. 이에 앞서 동물용의약품 산업에 어떤 위기와 기회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세부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지는 경영학 분석기법인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을 토대로 동물용의약품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저력 과시하는 국내 동물용의약품
국내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강점으로는 뛰어난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혁신에 있다. 신약 개발을 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함에도 세계적으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동물용의약품 업체들은 항생제, 항염증제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구성했다면 2010년 이후에는 타깃을 세분화해 종양·뇌·피부·관절 등 질환별 치료제를 개발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힘 쏟고 있다. 

또한 질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적 효과에 초점을 맞춘 프로·프리바이오틱스 기반의 제품이나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키고, 불안을 경감시키는 약들도 개발에 들어간 모습이다.

동물용의약품 특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동물용의약품 특허 출원 건수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권이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적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기업에 기술 이전이 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저력을 방증한다. ㈜벡스퍼트는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트벡스’의 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했고, 바이오포아는 역유전학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로 개발한 ‘포아백 PRRS 생백신’의 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했다.

 

블록버스터급 제품 아직 없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영세한 규모에 머물러 있는 게 가장 불안한 요소다. 대부분 비상장기업으로 기업가치가 크지 않다보니 투자를 받지 못하고,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신약 개발 도중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반적으로 동물의약품 개발 비용은 인체용의약품 개발 비용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마저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신약 개발보다는 제네릭(복제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국내 동물약품 산업 역사가 60년 이상 됐지만 아직까지 세계시장에서 내세울 만한 제품이 몇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유한양행의 ‘제다큐어’ 등이 세계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조에티스의 ‘아포퀠’, 엘랑코의 ‘애드보킷’같은 블록버스터급 제품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진료비로 연간 70만원 이상 지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과거와 달리 병원비가 아까워서 반려동물을 방치하는 경우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당연히 동물용의약품 산업에 호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월평균 동물병원 진료비는 6만 900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73만 원 이상을 진료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노령화도 가속화 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의 성장도 큰 기회다.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신흥 개발국은 향후 중산층 성장에 따른 반려동물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수의료 서비스와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유럽 36개국, 아시아 28개국, 중동 15개국, 아프리카 16개국, 오세아니아 3개국, 미주 22개국 등 총 120개국에 동물 약품을 수출했다. 순위를 살펴보면 베트남, 브라질, 인도, 태국 순으로 신흥 개발국들이 1~4위에 위치해 있다. 이처럼 국내 동물약품 업체들은 아시아와 중남미 시장 개척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여건에 맞는 제도 필요 
가장 큰 위협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다. 과거 동물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할 때는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시험한 안전성·유효성 평가자료를 검역본부로 제출하면 됐지만, 2020년부터는 첨부 자료의 요건이 강화돼 지정된 시험실시기관에서 시험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고 있어 많은 업체들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은 동물용의약품의 안전성 및 품질 강화에 목적이 있지만 완제품 수입이 많은 국내 동물약품 산업에서는 오히려 신약 개발에 투자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세계 선도 경쟁이 한창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의 연구, 시험, 제조는 BL3(생물안전 3등급) 시설로만 제한돼 있어 업체들의 백신 개발이 발목이 잡혀 있다.

이에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정부에 BL3보다 기준이 완화된 BL2 시설로 조정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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