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 인터뷰 ㉓] 이기쁨(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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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 인터뷰 ㉓] 이기쁨(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병원) 원장
  • 이준상 기자
  • [ 255호] 승인 2023.09.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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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정기 검진·예방 프로토콜 가이드 각인시킬 것”

오는 9월 16일(토)~17일(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2회 KSFM 컨퍼런스’에서 이기쁨(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병원) 원장은 ‘고양이 기생충 질환의 A to Z’를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이기쁨 원장을 만나 그간 진행했던 많은 강의 활동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고양이 기생충질환’ 주제 선택한 이유는
다소 뜬금없는 강의 주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다들 알고 있을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수의사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강의에서는 기생충 예방과 검사를 루틴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기검진, 정기예방 프로토콜을 세계소동물기생충학회의 가이드를 기준으로 수의사들에게 뚜렷이 각인 시키고자 한다.

 

Q. 강의 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임상가이기 때문에 모든 강의는 기본 개념과 함께 환자 케이스를 토대로 다루고 있다. 강의를 준비할 때는 먼저 제가 제대로 질환을 이해하고 접근했는지, 치료에 대한 근거는 있었는지, 다른 선택이나 결정을 했어야 했는데 무지했던 건 아닌지 등을 고루 살펴가며 강의를 구성한다.

그러다 보니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부터, 텍스트와 논문에 나온 명확한 근거에 기반을 둔 치료, 예상과는 다른 환자의 반응과 결과까지 전부 강의할 수 있게 돼 원장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Q. 첫 강의를 했던 때가 기억나는지
2012년에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가 조직되면서 연례 컨퍼런스를 개최해 고양이 임상가들에게 연자로 설 기회를 제공했는데, 저는 2014년 대전에서 열린 ‘제3회 KSFM 컨퍼런스’에서 ‘고양이친화병원’을 주제로 첫 강의를 시작했다. 

많이 떨렸지만 2012년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에서 고양이친화병원 캠페인을 시작해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리자는 사명감을 갖고 결연한 마음으로 강의에 나섰다. 당시는 근무하는 고려동물메디컬센터가 고양이친화진료 환경을 세팅하던 시기이기도 해서 더욱 강의하고 싶었다. 이후 2015년 저희 병원은 국내에서 2번째로 ISFM 고양이친화병원 골드레벨 인증을 받았다.

 

Q. 고양이 강의에도 트렌드가 있나
초창기 KSFM 컨퍼런스 강의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지금이 훨씬 더 다양하고 깊이가 생긴 것 같다. 과거 원장님들은 고양이를 잘 다루지 못하는데 어떻게 진료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의 요청이 많았다. 질문도 고양이를 어떻게 보정하는가가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복잡한 질환의 접근과 치료에 대한 강의를 원하고, 질문들도 노령질환과 종양, 건강검진과 관련해 물어보신다.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았던 강의는
2018년 KSFM 컨퍼런스에서 ‘고양이 삶의 끝, 호스피스’ 강의를 했었다. 당시 호스피스와 노령동물의 마지막 시간들에 대한 강의를 하다가 감정이입이 되어서 강연 중에 목이 메였던 적이 있다. 이후 강의 평가를 읽게 됐는데 제가 울먹거리면서 강의를 해서 내용 전달이 잘 안돼 불편함을 느꼈다는 학생 회원의 평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후로는 강의를 할 때 좀 더 또렷하고 명확하게, 그렇지만 중요한 부분에서는 속도와 톤을 조절하며 스피킹을 하고 있다.

 

Q. 강의를 계속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병원에 입사한 신입수의사들이 고양이병원 로테이션을 돌 때 ‘의사를 공부하도록 하게 하는 것은 환자’라는 말을 강조하며 환자 케이스를 기록할 수 있는 두꺼운 노트를 하나씩 선물해 왔다. 아쉽게도 현재 MZ 선생님들은 모두 패드와 펜슬을 들고 다녀 노트 선물은 중단하게 됐지만 말이다(웃음). 

아이러니하게도 병원에서 에너지를 다 쏟고 항상 힘에 부쳐 퇴근하지만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고, 집안일로 힘들지만 병원에 가서 힘이 나게 되고, 가슴이 터질 듯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지만, 힘을 얻고 산에서 내려오게 된다. 그렇게 돌보고 공부하고 강의하면서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주어진 일들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Q. 임상가들에게 강의는 어떤 도움을 주나 
예를 들어 고양이 진료를 보기 위해선 고양이 질병의 모든 것을 100% 디테일하게 알지는 못하더라도 전반적인 흐름과 특징, 관리와 예후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그러려면 내과, 피부과, 외과, 행동학, 전염병, 종양학, 안과 등을 진료하면서 공부한 것들을 정리 요약하고, 프로토콜화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작업을 하는 데 있어 강의를 듣는 것은 아주 유용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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