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의사 과잉배출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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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의사 과잉배출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
  • 개원
  • [ 275호] 승인 2024.07.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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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증원 계획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수의대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사 집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의과대학은 2025학년도부터 1,509명이 증원된 4,567명의 신입생을 모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의과대학은 전국에 총 40개 대학으로 현재 매년 3천여 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고, 치과대학은 11개 대학으로 매년 750여명의 치과의사를 배출하고 있다. 수의대는 전국 10개 대학에서 매년 500명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 

규모 면에서 보면 치과대학은 11개, 수의대는 10개로 불과 대학 수가 1개뿐이 차이 나지 않고, 배출 인원도 매년 치과는 750명, 수의대 500명 수준으로 250명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환자 N수를 비교해보면 수의사 수가 얼마나 과잉인지 굳이 구체적인 수치를 비교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치과는 5천만 인구를 대상으로 하지만 동물병원은 5천만 인구 중 반려가구로 추정되는 4분의 1 수준인데다 거기서도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퍼센티지를 감안하면 수의사가 과잉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최근 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직업전망’을 보면 수의사는 치과의사나 내과의사, 성형외과 의사와 마찬가지로 10년 후 ‘증가’하는 직종으로 분류됐다. 즉, 수의사 과잉 배출 문제는 정부의 정원 확대 방침 여부를 떠나 당장 수의사들에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현재 동물병원 수가 5천개를 넘어섰고, 수의대생들의 임상수의사 진료 희망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라면 동물병원 수 8천 개를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다. 

병원 수가 8천 개가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그야말로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한다. 치과의 경우를 보더라도 8천 개가 넘어가면서 병원 간은 물론 치과의사 간의 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최근 동물병원들 사이에서도 각종 센터 설립 경쟁과 병원 홍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다양한 세미나가 활성화되며 참가자 수 또한 매번 최다 인원을 갱신할 정도로 수의사들이 세미나 듣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동물병원 간, 수의사 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선 메디컬의 전례를 봐도 이런 현상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는 전초전 양상이다. 

현재 정부가 수의대 증원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1, 2차 동물병원 구분과 전문수의사제도 추진 등 수의정책 방향이 메디컬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의사 수 배출 문제부터 임상수의사 쏠림현상까지 미리 대비하고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수의사 수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 연구부터 시작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의과가 의료정책연구원을, 치과가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을 설립해 의료 현실에 기초한 분석과 현장 조사를 통한 실질적인 근거를 연구해 정책 대안을 마련해 온 것을 모델 삼아 수의계의 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도 수의계 미래 대비 차원에서 수의료 현황에 기초한 정책 연구와 조사사업을 통해 충분한 근거를 마련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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