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 취약한 수의사 가이드라인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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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에 취약한 수의사 가이드라인 시급
  • 안혜숙 기자
  • [ 164호] 승인 2019.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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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흑사병 발병 및 국내 반려견 SFTS 감염 첫 발생
인수공통전염병 관심 필요해

유럽인들을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게 한 페스트, 일명 흑사병이 중국에서 발병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 병원에서 2명의 환자가 흑사병 판정을 받은데 이어 네이멍구에서도 55세 남성이 추가로 흑사병 판정을 받았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베이징 2명의 환자는 ‘폐 흑사병’ 판정을 받았지만, 네이멍구 환자는 ‘림프절 흑사병’으로 판정받았다.

흑사병의 종류가 다른 만큼 감염 경로도 다를 수 있어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는 아직까지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는 중국에서 인수공통전염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의사와 동물병원 스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동물 접촉 시 보호장구 착용해야
인수공통전염병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병원을 방문하는 만큼 의료계에 비해 수의사의 전염 위험성은 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비롯한 소동물, 대동물들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사람은 바로 수의사이다. 수의사들은 항상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네이멍구에서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야생 토끼를 잡아 먹은 것을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베이징에서 폐 흑사병 진단을 받은 환자 2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페스트는 감염된 토끼를 비롯해 쥐, 다람쥐 등과 접촉해 감염된다. 감염된 쥐의 피를 빤 쥐벼룩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어 원인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페스트 유행 지역 방문 시 쥐나 쥐벼룩,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고, 사체도 만지지 않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반려동물이나 야생동물, 소동물, 대동물과 항상 접촉해야 하는 수의사와 동물병원 스텝들은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르기가 어렵다.

동물병원 의료진들이 동물들과 접촉하기 전에 자발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와 장갑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MERS-CoV와 유사한 SARS-CoV도 개와 고양이 등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을 정도로 동물에서 사람에게 감염되는 전염병이 늘어나고 있다.
 

수의사 SFTS 감염 사례도
아직까지 국내에 흑사병 발병 사례는 없다. 하지만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전염으로 일본의 수의사가 사망한 사례가 있다.

SFTS는 국내의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으로 특히 봄, 가을에 많은 감염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충남에서만 5명의 SFTS 감염 환자가 사망했으며, 제주도에서도 9번째 SFTS 감염 환자가 10월에 사망했다. 전국적으로 파악하면 SFTS 감염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들을 가장 먼저 접하고 진료하는 수의사들은 인수공통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만큼 항상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해 사망한 수의사는 아직 없지만, 최근 일본에서 SFTS 감염으로 사망한 수의사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채준석(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지난 11월 15일 열린 ‘SFTS 발생 및 감염 양상 주제 세미나에서 “일본에서 SFTS에 감염된 수의사 1명과 보호자 1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는 수의사 4명, 스텝 2명, 보호자 10명이 SFTS 2차 감염이 보고됐으며, 이 중 수의사 1명과 보호자 1명이 사망한 것이다.

SFTS는 지난해 가을 국내 반려견에서 첫 환자 케이스가 발생했다. SFTS 항원 양성 확진 반려견은 전국적으로 총 4마리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아직 동물의 SFTS 감염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 법정전염병이 아니다보니 동물의 SFTS 관리 가이드라인조차 없어 제도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수의사들이 인수공통전염병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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