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Ⅰ] 수의계 인력난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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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Ⅰ] 수의계 인력난 해결책은?
  • 안혜숙 기자
  • [ 167호] 승인 2020.0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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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및 스탭 인력난 갈수록 심각
인력풀 갖춘 전문 채용 사이트 필요해

“구인·구직 제대로 할 수 있는 곳 없나요?”

면허자 대부분이 임상에 종사하는 의과나 치과와 달리 수의사는 임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

의과나 치과의사, 한의사는 80% 이상이 임상의로 근무하고 있지만, 수의사는 임상수의사로 근무하는 비율이 35%에 불과할 정도로 임상 비중이 낮다.

그러나 매년 임상의로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병원 운영과 직결되는 인력난은 수의계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임상수의사 구인·구직 심각
동물병원과 수의사의 구인·구직 채널은 대한수의사회 사이트 게시판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게시판 형태는 가독성이 떨어지고, 구직하는 수의사와 구인하는 병원들의 차별점을 비교하기 쉽지 않아 많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구직을 원하는 수의사는 다양한 임상을 경험할 수 있으면서 급여도 높은 동물병원을 원하는 반면 구인하는 동물병원들은 어느 정도 임상 경험을 갖춘 수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아 매칭이 쉽지 않다.

진료수의사 1~2명을 채용하려는 A원장은 “지방 소도시라서 그런지 몇 달째 수의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네트워크병원에서 인력을 다 빼가니 지방으로 오려는 수의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네트워크병원들이나 대형동물병원들도 수의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높아진 급여도 한 몫 한다.

구직을 원하는 수의사들도 원하는 병원을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공중방역수의사를 마친 B수의사는 “제대 후 근무할 동물병원을 검색하고 있는데 대부분 1년차 이상을 모집하다보니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인턴수의사로 시작하기에는 페이가 적고, 공방수의사 경력이 아깝다”고 말했다.

구인하는 병원이나 구직자 모두 원하는 채용조건과 기준이 다른데다 이를 충족시키고 비교할 만한 정보 또한 거의 전무하다보니 인력난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임상수의사 뿐만 아니라 산업동물 수의사도 인력난은 마찬가지다.

산업동물을 진료하는 A수의사는 “수도권은 임상수의사가 많지만 지방은 부족하다. 1만 마리 이상의 소를 한 명의 수의사가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수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수의사와 관련 업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수의사나 수의대 학생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수의사 채용에 성공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스탭 인력난은 더 심각
동물병원 내 업무 비중이 커지고 있는 스탭들의 인력난은 더 심각하다.

동물병원 원장들은 가장 큰 고민이 스탭 구하기라고 말할 정도다.

특히 동물병원 스탭의 경우는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가 없다보니 일반 구직 사이트나 인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려동물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관련 업종 종사자들은 많으나 이들과 동물병원을 잇는 연결고리가 전무하다보니 원장들은 제대로 일할 스탭 한명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대수회 게시판에 스탭 구인구직 코너가 있지만 수의사 면허를 가진 수의사만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보니 실제 구인구직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다. 

강북의 A원장은 “스탭 구하기가 어려워 경력이 없거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채용하면 말없이 하루 이틀만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며 “다양한 인력 풀을 갖춘 수의계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직난 심화되는 수의공무원
수의공무원의 부족 현상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이를 수습하고 예방할 수 있는 수의직 공무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지자체마다 수의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라북도 내 14개 시군에서 채용한 가축방역 수의사는 78명에 불과했다. 자치단체에서 정한 조례에 따라 수의사 인력 충원 공고를 냈지만, 필요 인력 중 16.9%에 불과한 수의사만이 지원을 했다.

고창과 부안군, 순창군은 수의사를 한 명도 선발하지 못했을 정도로 지원이 전무했다.

방역수의사의 업무가 고된 것도 원인이지만 수의사들에게 이를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일한 대한수의사회 사이트도 가입하지 않으면 구인 내용을 접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수의전문 구인·구직사이트 시급
최근에는 AI나 헤드헌터 등이 구인 업체와 구직자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구직자가 필요로 하는 조건에 맞춰 구인 업체와 매칭하는 시스템인데, 구인 업체는 원하는 인력을 채용할 수 있고, 구직자는 근무조건과 급여를 맞출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이처럼 수의사와 스탭의 구인구직난을 해결하고,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의계만을 위한 구인 구직 사이트 도입이 시급하다.

동물 관련 다양한 직종이 생기고 있는 것도 수의계 전문 채용 사이트가 필요한 이유다.

동물보건사, 동물미용사, 동물병원 코디네이터, 동물병원 실장 등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수의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빠르게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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