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법 개정에 따라 올해 1월 5일부터 2인 이상 동물병원 개설자는 △초·재진찰료 △입원비 △개·고양이 백신접종비 △전혈구 검사 및 판독료 △엑스선 촬영 및 판독료를 미리 게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이 부과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차 30만 원, 2차 60만 원, 3차 9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진료비 게시 의무화가 시행된 지 6개월, 개원가는 어떤 변화를 맞았을까?
본지 조사 결과 10%만 온라인 게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진찰 등의 진료비 게시 방법은 오프라인 게시와 온라인 게시 두 가지다. 오프라인으로 게시할 경우 동물병원 내부 접수창구 또는 진료실 등 보호자가 알아보기 쉬운 장소에 책자나 인쇄물을 비치하거나 벽보 등을 부착해야 한다. 온라인 게시는 해당 동물병원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게시하거나 배너를 이용할 경우 진료비 게시 화면으로 직접 연결해야 한다.
본지가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상위 50개소에 해당하는 동물병원들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진료비를 게시한 동물병원은 5개소에 불과했다.
동물병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원하는 방식으로 진료비를 게시하면 되는데, 온라인에 진료비를 게시한 동물병원이 현저히 적은 이유는 보호자들의 진료비 비교 등 수의료 쇼핑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A 동물병원은 “온라인 진료비 게시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병원 내 벽면과 인포데스크에 진료비 항목을 기재한 표를 게시해 보호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진료비 게시 의무화 이후 종합 건강검진이나 각종 치료 및 수술 등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물병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부천에 위치한 O 동물병원은 매월 선착순으로 신체검사, 혈액검사, 복부초음파, 요검사 등이 포함된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송파에 위치한 L 동물병원은 중성화수술을 이벤트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게시했다. 이 밖에도 여러 동물병원들이 슬개골 수술을 비롯한 각종 정형수술, 스케일링 등 다양한 항목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공시제 첫 조사 착수
한편 정부는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와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가 의무화된 수의사 2인 이상 동물병원 약 1,100여 개소를 대상으로 1차 온라인 조사가 지난 18일 마무리 됐으며, 이르면 다음 달 7월에 지역별 평균비용 등 조사 분석 결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단, 개별 동물병원의 진료비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는 농식품부의 ‘동물병원의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에 따라 공개 대상 진료 항목의 비용과 산정 기준, 연간 실시 횟수 등을 조사했으며, 조사 및 분석이 끝나면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지역별 최저·최고·평균·중간값으로 구분해 공개될 예정이다.
조사 및 분석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따르지 않거나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한 경우 1차 30만 원, 2차 60만 원, 3차 9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료비 조사 실무 업무를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는 대한수의사회는 “이번 조사 자료는 지역별 통계자료로 활용되며, 실시 횟수는 추후 진료비 면세 대상 확대를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