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임원구성 대학교수↑ 임상수의사↓ 
상태바
학회 임원구성 대학교수↑ 임상수의사↓ 
  • 이준상 기자
  • [ 250호] 승인 2023.07.01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계와 임상계 상생 방향 모색해야…임상수의사 임원 비율 높이는 것도 한 방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의계 학회 임원구성은 교수가 대부분으로 임상수의사는 여전히 소수에 그치고 있다. 임상수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성이 제기된다.

본지가 학회 11곳(대한수의학회, 한국수의영상의학연구회, 한국임상수의학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한국수의병리학회, 한국예방수의학회, 한국수의외과학회, 한국동물재활학회,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 한국수의응급중환자의학연구회, 한국수의심장협회)의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학회를 제외하면 대학교수의 임원 비율이 훨씬 높았다.

A 학회의 경우 임원 총 51명 중 임상의는 6명에 불과했고, B 학회는 임원 49명 중 임상의가 겨우 한 명이었다. C, D, E 학회의 경우 각 임원 21명, 31명, 17명 전원이 대학교수로 채워졌다. 


임상의 현실 모르는 학회
학회의 설립 목적은 학술의 연구·장려에 있다. 당연히 대학교수들을 주축으로 학회가 흘러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학회가 대학교수들로 편중돼 있어 개원가의 당면한 현실을 반영해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서울의 D 동물병원 원장은 “A학회에서 진행하는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보면 동물병원 원장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가 아니다. 대학교수들 위주로 학회가 굴러가다 보니 실제로 임상의들이 어떤 것들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학회별로 추진 중인 전문의제도는 임상의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야 하는 분야다. 

J 개원의는 “전문의제도가 왜 교수들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모 학회 임원 중에는 역량이 부족한 교수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면서 “이런 분들이 전문의제도를 만들면 누가 따르겠나. 임상수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임상의 임원 비율 높은 학회도
그렇다고 수의계 모든 학회가 교수 위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한국수의외과학회(회장 정인성)를 보면 임원 36명 중 16명이 임상수의사로 채워졌다. 회장직도 임상수의사가 수행하고 있다. 자연스레 임상의들과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인성 회장은 “수의외과학회는 과거부터 학계와 임상계의 비율을 비슷하게 맞춰서 임원진을 구성하고 있다”며 “우리 학회는 임상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학술대회도 임상가들이 원하는 분야로 매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의영양학회는 임원 36명 중 19명이 임상수의사이며, 한국고양이수의사회도 임원 28명 중 19명을 임상의로 꾸렸다. 한국동물재활학회는 임원 20명 중 16명이, 한국수의심장협회는 임원 18명 중 14명이 임상수의사로 구성됐다.

 

상생 가능한 방향 모색해야
가장 이상적인 학회 구성은 대학교수, 동물병원 원장, 진료수의사가 유기적으로 화합하는 학회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학회 임원으로 임상가를 일정 이상 비율로 맞추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형식적인 구색 맞추기는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 있다.

의료계는 90년대 학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문제가 공론화된 적이 있다. 학회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싸고 교수와 개원가 원장들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인데, 이에 개원가에선 대학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의 학회와 별도로 대한내과의사회, 대한외과의사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 분과별 의사회를 설립해 개원가 원장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학술 프로그램 및 의료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분과별 의사회는 학회가 마음대로 전문의제도 등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견제 장치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각 학회가 세부·분과전문의제도 등을 추진할 당시 의사회 임원들도 논의에 참여했다.

이처럼 수의계도 학계와 임상계의 상생 가능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학회 임원진 중 임상의 비율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동물병원 특화진료 ‘전문센터’ 설립 경쟁
  • [연자 인터뷰 ㉟] 김하정(전남대 수의내과학) 교수
  • [클리닉 탐방]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
  • 현창백 박사, V-ACADEMY ‘심장학 세미나’서 심근증 다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