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진입 쉽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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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진입 쉽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 
  • 이준상 기자
  • [ 250호] 승인 2023.07.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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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법 및 배양 지식 습득 만만치 않아
대안으로 주목받는 ‘엑소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줄기세포 치료에 관심을 보이는 동물병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줄기세포가 난치성 질환, 퇴행성 관절염, 뇌염, 아토피, 각결막염, 홍역, 염증성 장질환 등에 큰 효과를 낸다고 알려지면서 줄기세포에 선입견이 있던 수의사들도 ‘임상에 한번 적용해보자’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보호자들 사이에서도 줄기세포 치료과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는 “줄기세포 치료하는 동물병원 어디 있나요”, “줄기세포 치료 받아보신 분 후기 좀 알려주세요” 등 줄기세포 관련 질문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내 줄기세포 치료를 도입하는 것은 진료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보호자 만족도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로컬병원서 치료 쉽지 않아 
문제는 수의사가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데 있다. 줄기세포 치료법에 대한 이론적 지식은 기본이고, 줄기세포 분리·배양법까지 전부 익히기에는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관련 교육은 수의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회(회장 박천식, 이하 SVSRM)에서 진행하는 세미나가 전부일 정도다.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는 데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줄기세포 관련 이론적 지식을 갖췄다고 해도 또 다른 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줄기세포 배양 보관 시설 및 장비를 갖추는 것인데, 1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박천식 SVSRM 회장은 “수의사가 직접 줄기세포를 배양하려면 노련한 기술력과 경험을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전담관리 인력도 필요하다. 또 시설 설치를 위해선 병원의 규모도 커야 한다”면서 “소규모 동물병원이 대부분인 국내 특성상 엑소좀 주사제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로컬병원에서 줄기세포 기반의 치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탓에 줄기세포 치료를 활발하게 시행하는 병원은 충현동물종합병원, 아리스타동물의료센터, 애니컴메디컬센터, 메디펫동물병원, VIP동물의료센터, N동물의료센터 등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엑소좀 치료효과 입증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의 대안으로 ‘엑소좀’이 떠오르고 있다. 엑소좀은 1983년 필립 스탈(Philip. Stahl) 교수팀에 의해 최초 발견된 세포 간 신호전달물질로, 1987년 로즈 존스톤(Rose Johnstone) 교수팀이 엑소좀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

엑소좀은 2000년대까지만해도 생물학적 중요성이나 질환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아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2010년대 들어 면역 반응,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생리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엑소좀의 가장 큰 장점은 줄기세포의 기능적 역할은 그대로 유지하되 살아있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보관 및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반려동물 치료에 있어 엑소좀의 효과는 이미 다양한 논문을 통해 증명됐다. 케이메디허브 연구팀은 고양이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이 염증 유발을 억제하고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으며, 가톨릭대학교 연구팀은 발기부전 동물 모델에서 엑소좀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동물병원 개원가에서도 엑소좀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위치한 에스동물병원은 엑소좀을 강아지 탈모에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 계속 논의 돼야
엑소좀 주사가 보편화되더라도 줄기세포를 직접 배양해서 임상에 적용하려는 원장들을 위한 논의는 계속돼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J-ARM에서 만든 줄기세포 키트를 기반으로 손쉽고 안전하게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있다. 또한 수의재생의료학회를 필두로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당연히 일본에선 줄기세포 치료가 대중화됐다. 줄기세포 치료 동물병원은 200군데가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SVSRM에서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이슈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주정욱(애니컴메디컬센터) 원장은 “줄기세포에 안전성과 효과성은 입증됐으나 여전히 많은 수의사들이 줄기세포에 대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회나 논문 등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 케이스들을 접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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