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 스트레스 줄이기 나선 동물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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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 스트레스 줄이기 나선 동물병원들
  • 이준상 기자
  • [ 254호] 승인 2023.08.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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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향기·뇌파음·방송·조명 등 환자 심신안정 위한 툴 다양해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들이 병원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반려동물도 병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특히 동물은 사람과 달리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더 큰 공포를 느낀다. 

이에 동물병원에서도 환자들의 ‘병원 공포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페로몬 치료부터 뇌파 자극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불안감 해소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효과 설문조사서도 입증
데이터 분석 회사 벳 석세스(VetSuccess)가 피어 프리 펫츠(Fear Free Pets)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두려움을 완화하는 도구나 기술을 사용하면 동물병원 방문 횟수가 늘어났고, 재방문할 가능성도 높았다. 

이런 이유로 많은 원장이 반려동물들의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도구를 마련하고 있다. 음악을 트는 것은 기본이고, 페로몬 제제, 뇌파사운드까지 도입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교육을 통해 반려동물의 두려움과 공포,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기술을 익혀 환자를 대하기도 한다.

D 병원 원장은 “내원한 환자들이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은은한 음악을 대기실에 틀어놓고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각자의 신체리듬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강아지는 뉴에이지나 클래식을 틀어주고, 고양이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용음악을 틀어준다“고 전했다.

음악 외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에는 디퓨저를 설치해 대기실부터 진료실까지 은은한 향기를 퍼트리는 것이다. 

국내 출시된 향기 관련 제품 중에는 세바코리아에서 출시한 ‘펠리웨이(고양이용)’와 ‘어뎁틸(강아지용)’이 대표격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제품에 함유돼 있는 페로몬은 행복 메시지와 화합 메시지 등을 방출해서 고양이와 강아지의 안정감을 증가시킨다. 

펠리웨이와 어뎁틸은 각각 20여 개의 논문을 통해 동물병원 진료실 및 입원실 등에서 사용하면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낸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현재 전국 많은 동물병원에서 제품을 사용 중이다.

B 병원 원장은 “고양이가 편안히 병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펠리웨이 디퓨저를 대기실, 진료실 등 곳곳에 비치해 놓았다”면서 “스프레이 형식의 경우 예전에는 보호자들에게 이동장과 애착 담요에 뿌린 후 내원할 것을 권했는데 이제는 알아서 다 뿌리고 오신다.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펠리웨이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뇌파음을 활용해 내원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동물병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오엠씨에서 출시한 ‘엠씨스퀘어 바이탈펫’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반려동물 심신안정 뇌파 사운드 기기로 환자의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적 안정감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지난 2021년 서울대 수의통합의학연구센터 컨소시엄 공동임상을 완료한 제품으로 검증이 끝났다.

서울대동물병원, 청담우리동물병원,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놀로행동클리닉 등 70여 곳의 동물병원에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G 병원 원장은 “병원 대기실과 입원실에 바이탈펫을 설치해 놓았는데 특히 입원실에서 효과가 뛰어나다. 입원장에서 밤잠을 설치던 아이들이 바이탈펫으로 인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로비에는 반려동물 힐링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한다. 해피독TV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병원들은 조명 선택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동물들은 조도가 낮아야 심리적으로 안정되기 때문에 직접조명보다는 간접조명​이나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나 플릭커 프리 조명을 사용하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안 경감 주목받는 ‘Fear Free’
환자의 불안을 경감시키는데 음악, 향기, 뇌파음, 조명등은 일정 부분 역할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내원한 환자는 수의사나 동물보건사의 행동 하나하나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이때 의료진이 두려움 완화 기법을 가지고 있다면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는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개발된 ‘Fear Free(반려동물의 정서적 행복 증진 프로그램)’가 주목받고 있다. 

‘Fear Free’에서는 반려동물의 공포, 불안, 스트레스 상태를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은 프로그램으로 임상의들의 관심이 높다.

VIP동물의료센터는 의료진의 ‘Fear Free’ 이수가 필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각 지점에 있는 수의사 대부분이 ‘Fear Free’를 이수했을 뿐만 아니라 동물보건사들도 많은 비율로 ‘Fear Free’를 이수했다. 

김종인(VIP동물의료센터) 원장은 “VIP 의료진은 환자를 보정하거나 만질 때도 피어 프리에서 권장하는 메뉴얼을 따르고 있다. 내부 세미나를 통해 환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들도 공유하고 있다”면서 “피어 프리에 대한 가치는 수의사들보다도 보호자들이 훨씬 더 잘 아신다. 미묘한 차이인데 바로 알아차리시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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