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수의사 잦은 이직 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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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수의사 잦은 이직 해결책 없나
  • 이준상 기자
  • [ 254호] 승인 2023.08.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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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짧은 근속 골머리…공정한 업무평가도 중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한지 이제 1년 반 됐는데 이직한다네요. 이유를 물어보니 외래진료수나 수술 횟수가 너무 많다고 합니다. 근무하기 편한 곳을 원하는 것 같은데 어쩌겠어요. 좋게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최근 진료수의사들의 이직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근속 년수 또한 짧아 원장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거 진료수의사들은 5년 이상 장기 근무 후 병원을 개원하기 위해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근무환경, 복지 등을 이유로 근속 년수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A병원 원장은 “저희 병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들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생이 많다. 30대 초중반에 젊은 수의사라서 그런지 장기 근무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2~3년 정도 일하고 그만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동물병원들은 구인 공고를 통해 진료수의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소규모 동물병원과 지방 동물병원들은 수의사 구인에 애를 먹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 개원한 P 원장은 “좋은 조건을 내걸어도 문의 연락이 별로 없다. 확실히 요새 수의사들은 구직 조건이 까다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 및 수입 증가’ 가장 큰 이유
진료수의사들은 왜 이직을 하는 것일까. 이직 관련 수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없어 인의 쪽을 살펴보는 것은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다.

지난해 의료학술 포털 키메디가 의사 260명을 대상으로 이직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페이닥터 200명 중 111명(51%)이 ‘기회가 오면 이직하겠다’고 답변했으며, 32명(16%)은 ‘적극적으로 이직 기회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직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보수 및 수입 증가’가 가장 많았으며 ‘자기개발 및 개원을 위해’ 30%, ‘과중한 업무량’ 28%, ‘열악한 근무환경’ 27%, ‘상사와 동료와 잘 맞지 않아서’ 13% 순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의사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미래 발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병원 현실도 이직의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사보다 보수 수준이 더 낮고 근무환경도 좋지 않은 수의사들은 이직을 더 많이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정한 인사평가제도 필수
진료수의사들의 이직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퇴사·이직에 거리낌 없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짧은 근속 후 이직하는 문화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병원 원장들은 앞으로 MZ세대 수의사들을 락인(Lock-in)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병원 인재관리 전문가들은 MZ세대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공정한 인사평가제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공정한 업무 평가와 장점 중심의 명확한 피드백이 MZ세대들에게 중요한 요소”라며 “직무 기반의 정확한 직무 역량 및 성과 평가가 이뤄졌을 때 MZ세대는 그들에 대한 평가에 납득하고 조직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체계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구인·구직 플랫폼 활성화 필요
이직이 늘어나는 만큼 구인·구직 플랫폼의 활성화는 필수다. 하지만 수의계는 대한수의사회 사이트 내 수의사 구인 게시판이 거의 유일하다. 의사전문 헤드헌팅 사이트가 많은 의료계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본지는 지난 2020년부터 동물병원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 ‘개원잡’을 운영하고 있다. 동물병원 맞춤형 구인·구직 플랫폼이 활성화 된다면 동물병원 구인난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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