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간 도 넘는 ‘네거티브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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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간 도 넘는 ‘네거티브 마케팅’
  • 강수지 기자
  • [ 257호] 승인 2023.10.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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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근 경쟁병원 타격 있어…자기 병원 장점 부각해 시너지 내야

지금 개원가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수많은 동물병원들이 개원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으며, 리모델링부터 증·개축 및 확장 이전 개원 등 인의 병원 못지않은 병원 투자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동물병원들은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보호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일부 동물병원에서 경쟁 동물병원이나 경쟁 수의사에 대한 흠집 내기를 일삼는 일명 ‘네거티브 마케팅’이 도를 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네거티브 마케팅은 다른 동물병원과의 서비스 또는 시설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비교 마케팅법과 유사하게 보일 수 있으나, 비교 마케팅이 본인이 속한 동물병원의 장점을 강조하는 방식이라면, 네거티브는 비교를 통해 다른 동물병원의 단점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네거티브 마케팅은 경쟁 동물병원을 건드리는 전략인 만큼 성공할 경우 우월한 포지셔닝을 점하는 등 큰 이익을 취할 수 있으나, 잘못하면 동물병원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를 훼손시키고,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까지 이를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형식의 마케팅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현직 수의사로 파악된 인물이 반려동물 인터넷 카페에서 보호자를 사칭하며 특정 동물병원을 비방하다 발각돼 형사 처벌된 사례가 있다.


비교 대신 자기병원 PR 집중
동물병원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네거티브 경쟁은 앞으로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과포화 상태인 개원가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연중무휴 24시간 진료와 전문진료를 표방하는 동물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네거티브 마케팅까지 하는 병원이 내 구역에 들어오게 되면 동물병원의 규모와 상관없이 실질적인 타격을 입는 것이 사실이다. 

인근 동물병원의 네거티브 경쟁에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는 수의사 A씨는 “네거티브 마케팅은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거나 판세가 열악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면서 “보호자들은 여기에 현혹되지 말고, 반려동물의 생명과 연관 있는 문제인 만큼 각 병원에 대해 정확하고 사실적인 정보를 꼼꼼히 살펴본 후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동물병원 또한 상대방 깎아내리기를 멈추고, 자기병원의 장점을 부각시켜 고객을 확보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네거티브 마케팅 같은 1차원적인 영업 방식은 동물병원을 선택하는 보호자들의 기준이 높아지고 고급 정보가 많아지는 상황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올바른 동물병원 홍보를 위한 마케팅 핵심은 경쟁 동물병원의 단점에 집중하기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특징과 이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 정착으로 상생해야
이처럼 동물병원 간의 상호 비방 사례가 증가하자 대한수의사회 법제위원회(위원장 최이돈)는 회원 동물병원 간의 상생을 촉구했다.

법제위는 “온라인상에서 합법적이지 않은 마케팅을 하거나 다른 동물병원을 근거 없이 비방해 반사이익을 보려는 행위는 동물병원 상생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진료를 받는 환자와 회복을 바라는 보호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쟁 동물병원을 비방하는 행위를 멈추고, 만연해 있는 부정적 문화를 자정해 공정하게 경쟁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 법제위는 해당 사안을 적극 모니터링해 바람직한 임상수의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월 대한수의사회 정기총회에서 개정된 수의사 윤리강령에도 ‘동료에 대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즉, 수의사는 동료를 존중해야 하며 부당하게 비방해서는 안 되고, 수의사 동료가 전문가의 품위를 훼손하거나 수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상호 감독하고 격려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 문화가 정착돼야만 수의계 전체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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