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노령동물 수가 증가하면서 동물 건강검진에 대한 보호자들의 니즈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전문 건강검진센터에서 주기적인 종합검진을 받는 것과 달리 동물병원은 개별 병원에서 검진을 진행하는 특성상 동물 건강검진 서비스의 발전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건강검진 보고서의 경우 사람 보고서에 비해 질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는데, 최근 건강검진 프로그램 개발 등 반려동물의 예방의료 발전과 건강검진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건강검진 보호자 관심 높아져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고 사람보다 수명이 짧아 질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 또 아픔을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사람보다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더 크다. 그러나 그동안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보호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조차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2021년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고, 경기도수의사회도 몇 년째 꾸준히 반려동물 건강검진 캠페인을 펼치는 등 지부와 관련 단체에서 반려동물 건강검진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개원가에서도 병원마다 개별 건강검진 이벤트를 활발히 벌이면서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먼저 요청하는 보호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벳아너스 ‘클레어’ 보고서 부담 줄여
동물병원 건강검진에 대한 보호자들의 높은 수요를 수의사들이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크게 성장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보고서 작성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러한 수의사들의 부담감 해소를 위해 동물병원 그룹 ‘벳아너스’를 운영하는 ㈜아이엠디티(대표 서상혁)는 최근 동물병원 건강검진 프로그램 ‘클레어’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클레어’는 동물병원이 원하는 검진 항목을 선택하고 결과만 입력하면 모바일, PDF 인쇄물 등 두 가지 타입으로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고, 건강관리 방법까지 제공함으로써 수의사들의 설명 시간을 줄여주고,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높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조광민(아이엠디티) 부대표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내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세팅이나 보고서 작성 등의 부담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워 ‘클레어’ 건강검진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클레어’ 건강검진은 보호자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의 운영 부담을 줄여주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사업과 협력모델 탄생 기대
건강검진이 활성화된다면 다양한 사업영역과의 협력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사례가 많아진다면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을 줄이는 역할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펫보험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건강검진을 통해 국내 반려동물의 질병 현황, 보험 청구 데이터 등을 확보한다면 보험사와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펫보험 상품이 개발되는 등 반려동물 시장의 ‘키맨’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순환 모델 많이 만들어져야
반려동물은 각 환자마다 담당 주치의가 있어 그동안 이렇다 할 반려동물 건강검진센터 성공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반려동물 건강검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의료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수의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충분히 반려동물 건강검진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
특히 사람의 경우 건강검진 이후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면 안심하지만, 일부 보호자는 ‘아픈 곳도 없는데 비싼 돈을 들였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해 사용자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의사들은 건강검진 전후로 충분한 설명을 통해 보호자가 건강검진 절차와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지속해야 한다.
동시에 반려동물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임상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인 허들을 뛰어넘고, 산업화를 통해서 수의진료영역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