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치아 정기검진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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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치아 정기검진 "선택 아닌 필수"
  • 박진아 기자
  • [ 264호] 승인 2024.01.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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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치과 주기적 검진과 스케일링 기본...올바른 식습관과 양치질 관리도 중요해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아 관리가 필수다. 치아에 플라그와 치석이 쌓이면 결국 고통스러운 치은염, 치주 질환, 감염, 치아 상실, 심지어 신체의 나머지 부분까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연장되고 치아의 사용 기간도 증가함에 따라 최근 들어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수의치과 특화 병원도 등장하고 있으며, 구강관련 제품 판매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반려견 80% 이상이 치주질환
개의 경우 가장 흔한 치아 문제는 치주질환이다. 잇몸, 뼈, 치주 인대를 포함하여 치아를 둘러싼 조직의 질환이 포함된다.

미국 수의학 공유사이트 펫엠디에 따르면 반려견의 80% 이상이 치주 질환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에는 습식사료와 수제 육포간식 제품 급증, 사람음식에 대한 노출 증가로 문제가 유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치주질환의 첫 단계는 치은염(잇몸에 생기는 염증)이다. 잇몸선 아래에서 박테리아로 구성된 플라크라는 물질로 시작된다. 치태가 치아 표면과 치아 주변에 남아 있으면 동물의 면역 체계를 자극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 것.

이인기(일산 튼튼동물병원) 원장 역시 “치과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경우에는 치주 치료 케이스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신경치료나 크라운 케이스 보다 빈번하다. 대표적인 예시가 잇몸이 내려가 생긴 블랙 트라이앵글이다. 이는 스케일링 후 치석을 제거한 부분에 생기는 공간으로 엄연한 질병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치료 계획은 각 질병의 유형, 중증도 및 치료 목표에 따라 다르다. 조기에 발견한 경우 스케일링과 연마를 통해 대부분 해결도 가능하다. 오히려 문제가 되고 위험한 것은 시술 이후다. 사람의 경우 본인이 시술받은 부위를 조심할 수 있지만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들은 시술 부위를 핥아 2차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에서는 시술이 가능하나 동물에게는 시술이 불가능한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열악한 구강 위생이 초래하는 위험
치아의 문제는 비단 치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열악한 구강 위생은 반려견의 몸 전체와 전반적인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아를 지지하는 뼈와 인대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열악한 구강 위생은 턱 골절로도 이어진다. 특히 치와와, 말티즈, 시추와 같이 불균형적으로 큰 이빨을 가진 작은 품종의 경우 그 위험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작은 턱이 약해질 수 있으며, 간단한 행동이 턱 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 질환 위험도 증가시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치주 질환이 없는 개보다 중증 치주질환인 개에서 심내막염의 위험이 약 6배 더 높다. 혈당 대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치주 질환이 심할수록 당뇨병은 더 심각해지고, 이는 다시 치주 질환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식욕 감퇴로 인한 체중감소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수의치과 전문치료 필요해
치아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치아 검진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다. 동물은 통증이나 고통을 표현하는 데 능숙하지 않고 오히려 감추려는 습성으로 인해 보호자가 문제를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심각한 징후가 나타날 때쯤이면 치료시기를 놓친 것일 수도 있다. 꾸준한 치석제거, 구강질환 검사, 치아표면연마, 불소도포가 큰 병으로의 확산을 막는 방법이다.

이인기 원장은 “특히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제대로 된 양치질을 하기 더욱 쉽지 않다. LPGS(고양이만성치은구내염) 질환으로 이환될 경우 모든 치아를 발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치과 검진을 결정할 때는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전문 병원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동물의 치과 질환의 진단은 보통 마취 후에 정확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치아 방사선, CT와 같은 다양한 영상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마취 전담 인력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령, 지병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라면 보다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과와의 협진도 가능한 곳이 좋겠다.

동물치과병원의 진단, 치료 장비도 계속 발전 중이다. 예전에는 수의치과라고 하면 스케일링이나 발치 등을 떠올렸지만 요즘은 다양한 방법으로 치아를 살리기 위한 시술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양치질 통해 가정에서 예방 관리
가정에서도 예방 조치는 가능하다. 특히 치간 칫솔을 이용한 꾸준한 관리와 양치질이 필수다. 이인기 원장 역시 “아무리 좋은 시술을 해도 가정에서 보호자로부터의 꾸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문제로 또 내원하기 마련이다”라며 양치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정에서 칫솔질을 시도할 때에는 반려동물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되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입술·잇몸 취급과 칫솔 및 치약에 둔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선 천천히 움직임으로써 신뢰를 쌓고, 단계마다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람과 동일하게 반려동물의 치아 건강 역시 한번 망가지면 돌이키기 어렵다. 올바른 음식관리와 양치질 습관들이기,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치아검진으로 치아와 구강의 건강을 유지해야 반려동물도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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