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동물 복제 논란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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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동물 복제 논란 이대로 괜찮을까?”
  • 강수지 기자
  • [ 265호] 승인 2024.0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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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있지만 기준 및 규정은 깜깜…단순 인간 치유 수단 안 돼

최근 한 유튜버가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복제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유튜버는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이 죽자 1년 만에 ‘우리 강아지가 돌아왔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죽은 반려견의 유전자를 복제 업체에 의뢰해 총 두 마리의 강아지로 복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 복제를 알게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상이 업로드된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이해한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동물 복제는 동물권 침해 행위’라는 비판적인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상업적 동물 복제 법 적용 어려워

논란이 계속되자 동물자유연대는 반려견 복제 업체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구청 등 업체 소재지에 문의한 결과 해당 업체는 동물 생산 및 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미허가 업체”라고 밝혔다.

동물 복제 기술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실험이나 연구 영역에서 활용되는데, 그렇다 보니 상업적인 복제에 관한 법률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즉, 법적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해당 업체를 비롯한 대부분의 반려동물 복제 업체들은 바이오 산업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기존 동물실험과 목적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판매업과도 엄연히 달라 기존 법적 규정과는 거리가 있다.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지적하는 점은 바로 반려견 복제 과정이 여러 윤리적 문제점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난자공여견과 대리모견 등 다른 개의 희생과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1996년 영국에서 최초로 체세포 복제 기술로 탄생한 하얀 양 ‘돌리’가 탄생한 지 30년이 돼 가는 현재에도 윤리적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반려견 복제는 다른 개로부터 채취한 난자에 반려견의 체세포를 이식해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대리모견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을 통해 복제로 태어난 개에게 건강상 문제가 있을 시 복제견을 회수하고, 재복제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때 회수된 개의 처리 방법은 아무도 알 수 없다.

2005년 최초로 탄생한 복제견 ‘스너피’의 성공률은 0.27%로 ‘스너피’의 탄생을 위해 1,095개의 배아가 총 123마리의 암컷 개에게 이식됐다. 그 중 임신에 성공한 개는 겨우 3마리로 유일하게 생존한 새끼가 ‘스너피’였다. 즉, 한 마리의 복제견을 탄생시키기 위해 최소 100개 이상의 배아와 10마리 이상의 대리모가 필요한 것이다.

반려견 복제는 한 마리당 8,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2,000만 원까지 고액의 비용이 필요함에도 반려동물을 복제하는 일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의 복제에 대비해 체세포를 미리 보관해주는 전문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설 동물 복제 업체는 국내 2곳을 비롯해 중국 1곳, 미국 1곳, 아랍에미리트 1곳 등 총 5개의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세포 보관 서비스(Cell Banking)’는 반려견의 피부조직에서 체세포 핵을 채취해 액체질소 용기에 냉동 보관하는 것으로 국내 체세포 보관 업체인 K사는 한 건당 330만 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체세포 보관은 반려견 사망 직후 최대 24시간까지 채취가 가능하지만 일부는 반려견이 살아있을 때 미리 채취하기도 한다. 체세포 보관 사용자 수 증가 요인으로는 죽은 반려견의 체세포를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복제 과정 공개 및 법령 마련해야
반려견 복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규제할 수 있는 법이 없고, 복제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다. 임상연구 시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윤리 문제 심의 과정을 거치는데 복제견 실험은 해당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보호자들이 펫로스 증후군으로 고통받지만 그 고통을 복제 동물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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