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저격수 ‘악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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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저격수 ‘악플러’
  • 정운대 기자
  • [ 43호] 승인 2015.04.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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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이미지 큰 타격 … 악의적 댓글 단호히 대처해야
 

최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악성 댓글이다. 이로 인해 자살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명 악플이라고 부르는 인터넷 악성 댓글은 과거에는 사실을 위주로 하거나 경쟁적인 관계 또는 원한이 있는 경우에 게재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최근에는 악플을 위한 악플로 재미삼아 하는 악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동물병원이라고 안전할 수만은 없다. 실제로 많은 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동물병원 비방 악성 댓글 “도 넘어섰다” 
경쟁병원이 올리는 경우도 있어 … 적극적 대처와 사전 관리 필수

“OO동물병원 너무 불친절하다, O동물병원 무조건 진료비 많이 받으려 이것저것 붙인다, 멀쩡하던 아이가 병원 다녀와 죽었어요 여기 이상해요, OO동물병원 잘하지도 못하고 너무 비싸요”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병원과 관련된 불만 글들이다.
해당병원의 관계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병원을 비방하는 이러한 글들이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고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젊은 수의사들을 제외하고는 일정 연령 이상의 수의사들 대부분이 인터넷 댓글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보통이고, 심지어 홈페이지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악성댓글에 무방비 상태다”며 “최근 고객들이 병원을 선택하는데 과반수 이상이 인터넷에 의존하는 만큼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예훼손 소송 증가
악성댓글에 의한 피해는 사회전반적인 문제다. 그 중에서도 동물병원을 포함한 각종 병원들의 경우 진료능력 외에도 대외적 이미지가 중요해 그 타격은 더욱 크게 다가오는 모습이다.
B병원의 경우 병원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지만 홈페이지 게시판의 악성댓글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자 일반인들이 글을 게재할 수 있는 게시판을 없애고, 상담도 이메일을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적인 대처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악플러들이 내원을 했다가 진료비나 치료, 서비스, 환경 등에 불만을 품고 간 고객들이나, 근무하다 안좋게 퇴사한 직원들이 앙심을 품고 작심해서 커뮤니티 등의 불특정 공간에 악플을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악플에 더욱 주의를 요하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병원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즉, 내부사정을 잘 아는 만큼 병원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심지어 인의쪽 의사 단체에서는 회원명부의 병원명 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정해 유명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해보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해당 병원들을 비방하는 악플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당사자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악플을 막을 확실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동물병원들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법의 힘으로 악플러에 대처하고 있다.
악성댓글이 많아지자 병원과 보호자 간의 소송도 증가했다. 대부분이 명예훼손인데 실질적으로 동물병원에 많은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번거로워서 악플을 삭제하는 선에서 합의를 보고 끝내는 수준이다.

악플 삭제도 간단치 않아
악플을 찾았다 하더라도 삭제하는 절차도 만만치 않다.
게시판의 글을 삭제하려면 글을 작성한 본인이라 하더라도 본인임을 입증하는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하고, 대리인을 경우는 위임장, 소장 등의 게시의 중단 요청의 근거가 되는 자료 등 구비서류를 제출해야 가능한데, 이 역시도 2~3일 정도가 소요된다. 그런만큼 사전에 악성 댓글에 대한 관심을 갖고 방지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동물병원과 일반인 사이에는 이처럼 합의를 하고 게시글 삭제를 요구하면 되겠지만, 악의적으로 타병원에 댓글을 다는 경우는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더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일례로 A원장은 수십 개의 아이디를 사용해 경쟁 병원의 환자를 자신의 병원으로 유인할 목적으로 B병원에 대한 악성 댓글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자신의 병원에 유인할 목적을 넘어 상대 병원의 영업을 못하도록 할 의도까지 있었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온라인은 양날의 검
홈페이지와 블로그, 카페, SNS 등의 온라인은 유용한 홍보 수단이지만 자신을 베는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P원장은 홈페이지와 개인 블로그, 카페, SNS 등을 통해 고객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에게도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고, 이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온라인이라는 특수성을 띤 공간이다 보니 댓글이 또 다른 댓글을 양산해 손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확산된 것이다. 결국 P원장은 모든 온라인 사이트를 폐쇄하고 병원도 이전했다. 이처럼 온라인은 양날의 검이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 공유가 빠르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급격히 확산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악플이 확인 됐을 경우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사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불법적인 요소가 있을 경우 법적인 절차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당사자를 회유하려 한다거나 물밑 협약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분쟁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분쟁이 발생한다면 대한수의사회 등의 자문변호사를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동물병원 운영에 있어서 온라인은 필수적인 홍보 수단이다. 그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영향력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홍보를 펼치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각각의 병원 상황에 맞는 온라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악성 댓글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미연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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