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Ⅰ]미래 먹거리 ‘동물행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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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Ⅰ]미래 먹거리 ‘동물행동학’
  • 김지현 기자
  • [ 47호] 승인 2015.04.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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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진료영역 찾기 시급하다”
 

파이확대 위해 기존시장 확보는 기본 … 미래시장까지 뺏길 순 없어

최근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에서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4기생 20명을 배출했다. ‘반려동물 행동교정사’란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가 발행하는 자격증으로 이른바 반려동물의 문제행동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다. 이들은 자칭 ‘동물행동학 전문가’라 부른다.
사실 ‘동물행동학’은 엄연한 수의임상 분야로서 수의임상을 다룰 수 있는 직종은 수의사가 유일하다. 따라서 동물행동학 전문가는 수의사라는 공식이 성립돼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의사가 동물행동학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들 민간자격자들이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고, 더 활발하게 홍보하기 때문이다.

동물행동학 전문가=수의사?
민간 자격증은 말 그대로 국가 기관이 아닌 민간이 발행하는 자격증으로 누구나 신고 등록만 하면 주무부처 심사를 거쳐 발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유독 반려동물 관련 직종에 민간자격증이 남발하다보니 대중들에게 반려동물 관련 전문가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는 경우가 많고, 수의사가 동물행동학 전문가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TV에서도 훈련사나 브리더들이 반려동물의 행동교정 과정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수의사보다도 이들이 더 동물행동학 전문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때문에 보호자들은 반려동물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수의사보다도 훈련사나 브리더들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동물행동학 전문가=수의사’란 공식이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홍보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수의계의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도 한 몫 한다.
우선 대학 학부과정에서 조차 동물행동학 강의는 1년에 10여 시간에 불과하고, 다른 임상과목과 달리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관련 학회 활동이나 세미나가 거의 없어 배울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행동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수의사들의 교육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제반여건이 거의 전무하다.
해외에서 동물행동학을 전공한 경우도 극히 소수인데다 이들이 연자로 활동하기엔 기회가 거의 없어 전체 수의사들의 교육을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다.
반려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반려동물 수만큼이나 동물의 문제행동으로 인한 보호자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특히 노인과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은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없다
모대학 K 교수는 “수의진료는 질병적 접근만으로는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고, 동물의 행동이나 습성을 통해 질병의 발생 이유를 찾아내는 경우도 많다”면서 “동물행동학에 대한 이해도가 깊으면 치료 접근도 쉽고, 굳이 약을 처방하지 않아도 치료되는 질병들이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도 동물행동학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들은 분리불안, 짖음, 배변, 공격적인 행동 등 다양한 문제행동들을 보인다. 때문에 이런 이상 행동에 대한 원인을 질병뿐만 아니라 동물행동학적 측면에서 접근해 찾아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수의사의 역할은 수의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자, 보호자로부터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성동구의 모 동물병원 원장은 “최근 보호자들이 동물행동학 치료에 대해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동물행동학 과정을 밟은 수의사들이 많지 않아 보호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다”면서 “동물행동학 치료를 하더라도 이를 수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잘 몰라 이에 대한 가이드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동물행동학은 수의계 미래 먹거리로 각광 받는 분야 중 하나다. 때문에 수의사들이 동물행동학을 실제 임상진료에 적용하고, 이를 수가화 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앞으로 동물병원의 시장 파이 확대를 위해서도 동물행동학과 같은 수의사 영역 찾기는 시급한 문제이며, 성숙한 반려동물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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