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수의사 영역 스스로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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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수의사 영역 스스로 지키자
  • 정운대 기자
  • [ 53호] 승인 2015.06.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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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의료인들 영역 침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필요해
 

일반적으로 수의사는 수의과대학을 졸업해 동물의 질병과 상해를 예방하고, 진단 및 치료행위를 업무로 수행하는 사람으로 그 범위는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은 물론 소나 양, 닭, 돼지와 같은 가축과 그 외 야생동물, 희귀동물 어류 및 조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특히 최근에는 수의사의 역할이 더욱 광범위해져 사람의 건강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범위까지 확장되는 모습이다.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광견병이나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광우병뿐만 아니라 요즘 나라를 혼란시키고 있는 메르스 등의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사전 예방과 역학조사 등에서도 수의사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동물매개치료 등과 같이 직접적으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범위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반려동물 진료와 산업동물 진료, 검역과 보건, 각종 연구 분야에 이르기까지 수의사들의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반해, 수의사의 역할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는 매우 한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해 전통적인 수의사 영역인 동물 치료의 영역까지 침범 받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수의사처방제도 도입 후 수의계와 약사계의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약사·한의사 등 영역 침범
약사들은 “수의사처방제도가 유명무실해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수의사들은 “모든 동물의약품을 처방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한의사들 역시도 수의계를 넘보고 있다.
얼마 전 현직 한의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반려동물에게도 한약이 잘 듣는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사례를 올려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인터넷상에서는 불법진료라며 상당한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한의사는 자신의 게시물을 곧 삭제했지만, 현행법상 수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들이 동물을 진료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이런 불법진료를 근절하기 위해 대한수의사회는 동물의 불법 진료행위나 동물약품의 불법 유통행위를 목격한 경우 불법동물진료신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 효과가 미비한 모습이다.
이처럼 수의사 영역 침범사례를 보면 타 의료분야의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수의사라는 전문분야에 대한 필요성과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일반 반려인들에게도 이러한 부분은 마찬가지다.
반려동물에게 문제가 생겨도 수의사에게 상담하기 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서로 얘기하고 처방을 내려 동물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치료한다.
이런 측면에서 수의사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고유의 영역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며, 자가진료의 위험성과 수의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수의사 영역 갈수록 확대
최근 기본적인 동물행동이나 동물심리를 공부해 반려동물의 문제행동 교정 등 애견훈련의 영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행동학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의 훈련은 훈련소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수의사들의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행동교정 등을 동물병원에서 치료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수의사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살린다면 수의사들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A원장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수의사의 업무 영역은 증가하고 있으며, 그 필요성 역시 강조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해야 할 우리 수의사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타 분야에서의 침범에 대한 불만을 논하기 전에 우리의 영역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내부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의 진출, 중소 규모의 애견용품 전문점 등의 증가로 인해 동물병원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고, 동물약국이 늘어나면서 동물의약품에 대한 고유영역마저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반려동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영역에 대한 마찰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런 만큼 수의사 영역에 대한 스스로의 확실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며, 이를 인정받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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