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드펫동물병원 김광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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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드펫동물병원 김광식 원장
  • 김지현 기자
  • [ 64호] 승인 2015.09.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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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예절교육 강사 절실 교육문화 바꿔보고 싶다”
 

국내 수의계에 몇 안 되는 동물행동학 임상가 중 한명인 김광식(위드펫동물병원) 원장은 수의 임상의 파이 확대 측면에서도 동물행동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행히 보호자들과 수의사들의 동물행동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지만 막상 임상에 적용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보호자 의지 절대적으로 필요
김광식 원장은 “동물인 이상 움직이지 않고 집안에만 있으면 미칠 수밖에 없다. 강아지가 제일 하고 싶은 행동이 첫 번째로 냄새 맡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욕구를 해결하고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데, 그게 차단되면 몸에 그대로 쌓여 조금만 넘치면 공격성이니 분리불안 등의 증세를 나타내기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를 비워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동물행동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동물행동 문제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산책과 환경, 보호자의 리더십을 꼽았다.  
“동물행동 치료를 위한 해답은 이미 다 나와 있다. 치료법은 산책, 환경, 보호자의 리더십, 이 3가지가 전부다”라며 “다만 치료는 간단한데 반해 결과가 늦게 나타나고, 여기에 보호자들의 참여 없이는 치료가 어려워 진료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그는 동물행동 문제는 보호자의 의지와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식 원장은 “동물행동 문제는 절대적으로 동물에게는 문제가 없다. 근본적인 문제는 보호자와 환경적인 문제와 관련이 깊다”면서 “보호자만 달라져도 동물행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보호자가 개선되지 않으면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광식 원장은 궁금한 게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다. 누구한테 물어보는 것도 지독히 싫어해서 책 번역서도 여러 번 냈다.

입양 한 달이 평생 좌우한다
문장을 계속 다듬다 보면 자동적으로 머리 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영어는 못하지만 지금까지 번역한 책만 10권 정도라고.
번역서 분야도 다양하다. 임상가를 위한 심장초음파, 심전도, 심경학, 요분석, 혈액학, 아틀라스 방사선, 피부학 등 분야를 막론한다.
최근에는 ‘개를 자식처럼 기르자’라는 강아지 교육 지침서도 펴냈다.
김광식 원장은 “이 책을 낸 이유는 개가 그 집에 1년 동안만 살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며 “1년만 살아남으면 15년간 살 수 있다. 미국은 40%, 우리나라는 6~70%가 1년을 버티지 못한다. 행동학적으로 보면 7개월 차가 미친행동기로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 중 2병과 같은 것”이라며 “때문에 입양 한 달이 평생을 좌우한다. 사회화가 왜 중요한지 수의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면서 퍼피파티와 퍼피클래스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동물행동학을 만나다
개원 23년차인 김광식 원장은 지난 2006년 서울시수의사회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일본 JBVP 이시다 타쿠오 회장의 ‘퍼피파티’와 ‘퍼피클래스’ 강의를 듣고 동물행동학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때 우연히 듣게 된 퍼피파티 강의가 아마도 국내 처음 선보인 강의였을 것”이라며 “당시 듣는 사람이 몇 안 될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쉬는 시간에 동료들을 독려해 들어보라고 할 만큼 재미를 느껴 한순간에 빠져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를 계기로 2007년부터 한국동물병원협회 HAB(Human Animal Bond) 사업단장을 맡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회봉사활동인 CAPP(Companion Animal Partnership Program)를 진행하며 동물매개치료와 반려견예절교육 강사 교육 등에 앞장서고 있다.
김광식 원장은 “마침 한국동물병원협회 이승근 회장님의 제안을 받아 HAB 사업단을 꾸리게 됐고, 대한수의사회와 한국펫산업협회, 업체들의 펀딩을 받아 반려견예절교육 강사 과정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CAPP 활동과 동물매개치료 및 동물행동학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식 원장은 CAPP 활동을 8년째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과 담당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APP 활동에 참여하려면 개가 있어야 하는 데, 개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이런 활동에 적합하도록 교육과 훈련을 시켜야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일반 보호자까지 참여하는 게 목적인데, 현재 병원 스탭 등이 참여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자금과 담당인력이 부족해 참여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현실적 제약 너무 많아
일본은 이미 13~4년 전부터 일본동물복지협회가 반려견예절교육 강사 배출을 위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구축해 놓았다. 이에 일본 강사를 국내에 초빙해 반려견예절교육 강사라는 라이센스를 만들어 교육과정을 진행했고, 이 때 1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다. 그 중 한명이 김광식 원장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계속되지 못했다.
그는 “프로그램은 다 준비돼 있는데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이유는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동물행동 치료는 수의사가 행동문제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그 처방법을 알려주면 반려견예절교육 강사가 처방대로 교육을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반려동물예절교육 강사를 배출하려면 시간과 비용 등이 투자돼야 하는데다 이런 인력을 배출한다고 해서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어서 지금으로선 진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광식 원장은 반려견예절교육 강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려견예절교육 강사를 배출해 반려동물 교육 문화를 한번 바꿔보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행동학 수가 책정 미비
현실적으로 동물행동학을 임상 진료과목으로 하기엔 수가 문제도 있다.
김광식 원장은 행동학 진료 시 보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상담을 진행하고, 약을 처방하거나 보호자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숙제를 내준다. 2주나 한 달 뒤 다시 내원해서 경과를 지켜보게 된다.
그는 “수가는 보통 상담비로 받는 데, 미국 등 외국수가에 비하면 우리는 1/3 수준이다. 그러나 이것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대부분”이라며 “때문에 수의사들이 동물행동학에 관심은 많지만 막상 이를 수가화 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 또한 동물행동 임상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지만 김광식 원장은 동물행동학자로서 언젠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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