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이라 부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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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이라 부르지 마세요
  • 정운대 기자
  • [ 73호] 승인 2016.01.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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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들이 동물병원을 찾아 만족감을 표현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진료’에 대한 만족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만족이다. 진료를 기본으로 생각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이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보호자 ‘공감’에서부터 시작 
존중과 적절한 표현 아끼지 말아야 … 전문가다운 논리적 대응도 필요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라 함은 인사부터 고객을 부르는 호칭, 전화응대, 상담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데, 많은 병원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해 유명 CS 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나친 친절교육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과잉친절은 오히려 역효과
병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병원에서의 과도한 친절은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인 서비스 업종에서 많이 통용되고 있는 ‘고객님’ 등의 형식적인 호칭 남발로 인해 장사꾼의 이미지가 강조되고, 전문가로서의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친절한 것을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과잉친절은 오히려 병원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친절한 응대로 병원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이전에 병을 고치는 수의사라는 것을 명심하고, 전문가 집단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고객님’ 또는 ‘또 오세요’ 등의 단어는 병원의 이미지를 오히려 실추시키는 단어들이다. 지나친 배려는 오히려 독이되고, 논리적으로 환자 및 보호자의 특성에 맞게 설명해주는 법과 보호자의 말을 경청하는 법을 먼저 익힐 필요가 있다.

더욱 전문적인 자료로 응대하라
인터넷에는 무한정보들이 공유되고 있고, 보호자들도 그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 정보들을 프린트 해와 요모조모 따지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선 그 정보들이 잘못된 정보라 하더라도 보호자에게 “잘못됐다”는 식으로 다그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보호자의 노력을 인정해 주고, 가져온 정보들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우선 차근차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보호자들일수록 논리적인 근거에 약한 경향이 많은 만큼 수의사들만이 알 수 있는 보다 전문적인 자료와 데이터 등을 제시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그렇게 친절히 응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수집한 자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보호자라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무리한 요구는 단호히 거절하라
간혹 보호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단호한 거절의 표시가 중요하다. 어설픈 뉘앙스로 여지를 남기기보다는 단호하고 명확하게 거절해야만 추후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타 병원의 의사와 비교하는 경우에는 타병원의 진단과 비교하며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어야 한다. “못 믿겠으면 그 병원으로 가도 된다”는 식의 응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진료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과거 인의병원의 경우 치료 부작용 또는 의료진의 문제점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의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지에 실린 경우도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진료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 솔직하게 시인한 경우 오히려 의료소송제기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환자들의 병원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가 더욱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도 보호자를 응대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감과 존중, 그리고 이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스킬은 바로 반복해서 따라해 주는 것이다. 보호자가 “우리 아기가 밤새 끙끙대서 한 숨도 못 잤다”고 말하면 “한숨도 못 주무셨군요!” 라고 반복을 해주고, 지속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대화 과정에서 보호자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식시켜 주고, 공감을 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동물병원의 커뮤니케이션은 공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친절은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만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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