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의명분(大義名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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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의명분(大義名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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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77호] 승인 2016.04.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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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제자 자로는 가르침을 들은 것이 있는데 아직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였으면 듣는 것이 또 있을까를 두려워하였다(子路는 有聞이요 未之能行하여는 惟恐有聞하더라). 
자로는 약속한 바를 행하는데 미루지 않았으며(無宿諾), 용감하였지만 반면 지구력은 부족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자로가 스승인 공자께 대들다가 혼났다(論語 子路篇). 그 연유인즉 이렇다.자로가 말하기를 “위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치를 하시려는데 선생님께서는 장차 무엇을 우선으로 하시겠습니까?”(子路曰이라. 衛君이 待子而爲政하시나니 子將奚先이시리잇고?).

공자가 대답하였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겠다”(子曰이라. 必也正名乎인저).

그러자 자로가 말하기를 “이런 점이 있으시니 선생님은 실정(實情)에 멉니다. 어찌 그것을 바로잡으시려는지요”(子路曰이라. 有是哉라 子之迂也여. 奚其正이시리잇고).

그러자 공자가 말씀하였다. “거칠구나 자로야. 군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는 것이다(子曰이라. 野哉라 由也여. 君子는 於其所不知에 蓋闕如也니라). 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이 흥하지 않고 예악이 흥하지 않으면 형벌이 맞지 않고 형벌이 맞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 곳이 없다(名不正이면 則言不順하고 言不順이면 則事不成하고 事不成이면 則禮樂不興하고 禮樂不興이면 則刑罰不中하고 刑罰不中이면 則民無所措手足이니라). 그러므로 군자가 이름을 붙였다면 반드시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말을 했다면 반드시 행할 수 있어야 하니 군자는 그 말에서 구차하게 함이 없을 뿐이다”(故로 君子가 名之인댄 必可言也며 言之인댄 必可行也니 君子는 於其言에 無所苟而已矣니라).  

당시 자로가 모셨던 임금은 위나라 군주 출공(出公) 첩(輒)이다. 위 영공의 세자 괴외가 계모인 남자(南子)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해 진나라로 달아났다.

위 영공이 죽자 남자(南子)는 괴외의 아들인 첩(輒)을 왕으로 세우니 그가 출공(出公)이다. 위 영공의 세자 괴외가 계모인 남자(南子)를 죽이려 하여 아버지에게 죄를 지었고 괴외의 아들 출공(出公) 첩(輒)은 후에 아버지 괴외가 위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서 아버지에게 죄를 지었다.

따라서 이들 두 부자는 왕이 될 명분이 없었다. 공자께서는 명분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위 영공의 동생 公子 ?(영)을 왕으로 세우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였을진대, 그러면 명분이 서고 말이 순리적이 되며 예악이 일어나서 일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자로에게 말씀하신 것이었다.

그러나 자로는 이러한 공자의 말씀을 끝내 깨닫지 못하고 출공 첩(輒)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니 그것은 첩(輒)의 녹을 먹었으면 그 사람의 난을 피하지 않는 것이 義인 줄만 알았지 첩(輒)의 녹봉을 먹는 것이 義가 아님을 알지 못한 것이었다.

백성이 잘 먹고 풍요롭게 살도록 해주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임금에게 대의명분을 주장했던 공자는 자로의 말대로 실정에 어두웠던 사람이라고 생각되었을 법도 하다.

그러나 국내외의 갈등을 폭력과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주변 국가들에게 이러한 도의정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그 시대는 한층 더 야만성을 벗어나지 못하였을 것이다.

먹이를 사냥하는 동물의 야생성은 잔인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는 동물보다 더욱 잔인한 모습이 있다는 사실이 나찌의 대량학살이나 IS에 의한 최근의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에서 투영되고 있다.

지도자가 이 같은 사악한 인간의 마음을 바로잡는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실정(實情)에만 눈을 돌린다면 우리 인간 사회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왔다. 각 당과 후보들이 주장하는 대의명분은 무엇인지 애매모호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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