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연 세미나 주최 단일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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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연 세미나 주최 단일화 가능한가
  • 김지현 기자
  • [ 80호] 승인 2016.05.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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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의계 세미나와 관련 단체들의 행사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업체들이 후원 부담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이런 업체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수의사 단체와 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방안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마침내 지난달에는 양측이 첫 만남의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업체와 수의사 간의 만남이 껄끄러운 자리가 될 수도 있었지만 비교적 허심탄회한 얘기들이 오가면서 일단은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 보자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

현재 업체들은 세미나와 행사 후원으로 전체 마케팅 비용의 많게는 80%를 사용할 정도로 비용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이에 비해 홍보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직원들의 삶의 질 저하까지 초래하고 있어 세미나 주최의 단일화와 공식 후원 행사에 대한 범위 제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업체들의 고충을 수의사 단체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세미나 주최의 물리적인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논리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인 만큼 당장의 변화는 어렵다는 업체와 수의사 양측 의 미묘한 간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수의사들의 사적인 모임에까지 업체들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후원을 해야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런 보이지 않는 관행은 학연과 인맥에 의존한 업체들의 구시대적인 영업방식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수의계는 다른 의료단체들보다도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부분이 많다.

동물병원 수도 3천여 개로 인의 병의원 수와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여서 학연과 인맥을 통한 영업이 아직도 통하는 시장이다.
때문에 대다수 수의사가 포진돼 있는 업체들 대부분이 정식 루트를 통한 홍보 마케팅보다는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맥을 통한 영업방식을 택하다보니 오히려 이것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말하자면 인맥을 통해 영업을 했으니 인맥을 통한 후원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물리적인 세미나 주최 측의 통합이나 사적인 모임에 대한 후원 요청을 자제해 달라는 요구만으로는 지금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은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수의계 시장은 성장 발전해 가는 과정인 만큼 지금의 이런 문제들도 과도기적인 현상 중 하나다. 

업체들 역시도 수의사 단체들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과 더불어 기존의 홍보 마케팅 방식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인맥을 통한 알음알음식의 구시대적인 영업방식을 떠나 전문적인 홍보와 마케팅 방식을 도입한다면 당장의 영업이익을 올리긴 어렵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기업의 매출과 성장을 탄탄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만 이번 모임이 수의사와 업체 양측이 당장 고충을 해결할 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수의계 전체의 발전과 수의료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장기적인 방안을 갖고 함께 상생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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