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향 잃은 토론회 수의사 목소리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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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향 잃은 토론회 수의사 목소리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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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86호] 승인 2016.08.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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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온라인 국민신문고 정책토론에서 진행된 ‘동물병원 진료 표준수가체계 도입을 위한 공개토론회’가 논조를 잃고 결국 산으로 갔다.
지난 8월 24일 마감된 토론회는 ‘동물진료 표준수가체계 도입’ 주제가 무색하게도 의견 대부분이 처방전 발급 주장으로 얼룩졌다.
동물진료 수가체계는 누구보다도 수의사와 반려인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이지만 이번에도 많은 약사들이 사공으로 참여해 논조를 흐렸다.
약사들은 동물진료 표준수가 토론방에서 난데없이 처방전 발급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목소리 내기에 급급했다.
사실 이들의 처방전 발급 주장은 정부의 자가진료 폐지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가진료 폐지가 곧 동물약국의 동물약품 판매 제약을 의미한다고 판단해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약사들은 자가진료가 폐지되면 동물진료비가 더 오를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피며 동물진료 표준수가제 토론방까지 몰려와 갑자기 처방전 발급을 주장함으로써 동물약품 판매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현재 수의사 처방제의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애초 취지인 약품의 오남용을 막기는커녕 수의사 처방대상 약품까지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처방전 발행을 주장한다는 것은 무늬만 수의사 처방제이고 약사들의 동물약 판매를 정당화 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약사들의 주장대로 비보험인 동물약에 처방전까지 발행해 약국에서만 동물약을 살 수 있게 한다면 자가진료 폐지로 동물진료비가 폭등한다는 그들의 논리 그대로 약값은 천정부지로 솟을 것이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끊임없이 문제 제기 되고 있는 동물진료비에 대한 표준수가체계 도입을 통해 동물병원 간의 진료비 폭을 줄이고 과잉진료 등의 방지를 통해 민원 발생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애초 취지였지만 수의사들은 물론 보호자들도 얻을 게 없는 토론회가 돼버리고 말았다.  
토론회가 진행된 지난 3주 동안 총 147건이 게재돼 다른 토론 주제들보다는 월등히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불행히도 숫자상의 결과가 별 의미가 없다고 할 정도로 성과 없이 끝나 버렸다.
토론이라는 것이 한편으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고 서로의 간극을 좁혀서 가능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토론회의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는 주제와는 동떨어진 설전으로 토론의 애초 취지를 무색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현실성 있는 수가체계 도입을 위한 수의사들의 목소리 또한 다양하게 들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정부가 정책토론회까지 개최했을 때는 어떤 형태로든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언제까지 약사들의 견제에 휘말리고 있을 것인가. 나중에 말도 안 되는 수가제도로 더 큰 벽에 부딪히기 전에 임상현장에 있는 수의사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냄으로써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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