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가진료 금지반대 터무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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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가진료 금지반대 터무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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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87호] 승인 2016.09.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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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이 추진한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이 3일 만에 1만 명을 돌파하며 일주일새 2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약국협회는 정부의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방침과 관련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반대 배너광고를 게재하고 클릭하면 바로 동물약국협회 반대 서명페이지로 연결시키며 대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문제는 광고라는 아주 대중적인 수단을 이용해 왜곡된 내용으로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배너광고에서는 ‘미국에서도 안하는 오직 개와 고양이 자가치료 금지, 치료비 부담이 폭등합니다. 우리 건강은 우리 가족이 선택하게 해주세요’라는 문구로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동물병원을 불신하게 만드는 ‘치료비 폭등’이라는 가장 예민한 부분을 건드려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미국까지 언급하며 ‘선진 미국도 안하는데 우리는 왜 하느냐’는 식의 획일적인 사고로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처럼 동물약품의 철저한 관리로 자가진료 피해가 심각하지 않은 나라 상황을 우리나라에 빗대어 마치 자가진료 금지를 통해 동물병원이 폭리를 취하고 반려인들에게 무슨 부당한 제재라도 가하는 양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다.
때문에 서명 2만명이라는 숫자는 다른 의미보다도 네이버 포털의 위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맞을 듯하다.
동물약국협회는 이전에도 다음 아고라에서 자가진료 금지 반대운동을 진행해 당시 아고라에 3천여 명, 동물약국협회 홈페이지에 1천명, 동물보호단체들 성명 등 총 7천여 명의 시민들이 반대 의견에 동참한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 네이버 배너 광고에 이어 앞으로 일간지 홍보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약사들이 자가진료 금지 반대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친 모양이다.
동물약국협회는 지금 ‘자가진료 금지는 동물약국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보호자들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불법으로 규정하는 무서운 법령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자가진료 금지 반대를 관철시키기 위해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동물약국협회가 네이버 광고비에 수천만 원의 모금액을 아끼지 않은 것도 서명 숫자만 보면 어느 정도 기대 이상의 효과는 얻은 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들의 이권 없는 단체 행동을 하는 이익단체를 본 적이 있는가.
대표적인 이익단체인 약사들이 원래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동물보호자들을 위해 수천만 원씩 써가며 광고를 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정부가 특정 이익단체의 폭리를 위해 정책을 집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힘없는 수의계를 도와줄 리 없는데다 자가진료 금지를 추진하기까지 수의계가 얼마나 오랜 시간 가시밭길을 걸어왔는지를 안다면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병원 폭리를 위해 자가진료 금지를 추진한다’는 식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왜 자가진료 금지를 반대하는 지 아예 정직하게 약사들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차라리 설득력 있고 그들의 주장대로 보호자들을 위한 진정한 마음이 아닐까. 
자가진료로 인한 폐해가 세상에 다 드러난 마당에 더 이상 의료인도 아닌 약사들이 보호자들을 위한다는 억지 미명하에 계속해서 시민들을 호도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반려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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