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權道(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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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權道(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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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87호] 승인 2016.09.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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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말에 따른 여섯 가지 폐단이 있다고 한다.
仁知信直勇剛(인지신직용강)이 여섯 가지 말이고, 愚蕩賊絞亂狂(우탕적교란광)이 여섯 가지 말에 따른 각각의 폐단이다.
仁(인)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음(愚)이고, 지혜(知)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방탕(蕩)이며, 신의(信)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해침(賊)이고, 정직(直)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각박함(絞)이며, 용맹(勇)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지럽힘(亂)이고, 굳셈(剛)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조급함(狂)이다.
논어 ‘양화 제8장’에 나오는 말이다.
仁知信直勇剛은 우리가 살면서 지향하는 正道(정도)이며, 원칙이다.
그런데 배움이 없이 그 목표만 좋아하면 愚蕩賊絞亂狂같은 폐단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배워서 이치를 밝히면 그러한 폐단을 막을 수 있으며, 배워서 이론이나 이치를 알면 상황에 대해 재단을 할 수 있으며, 통제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學以載之, 學以制之).
이것은 權道를 배울 것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權은 저울추처럼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것을 말한다. 원칙에 반대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리에 맞게 되는 것이 權道이다.
위급상황에서는 원칙만 고집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판단하여 행동을 해야 한다.
제(齊)나라 순우(淳于)가 맹자에게 “弟嫂(제수)가 우물에 빠지면 손을 잡아 구해줘야 합니까?”라고 예(禮)에 대해서 묻자, 맹자는 “제수가 물에 빠졌는데 구원하지 않는다면 이는 승냥이니, 남녀 간에 주고받는 것을 친히 하지 않는 것은 禮이고, 물에 빠지면 손으로서 구원해주는 것은 權이다”라고 하였다. 
‘맹자(孟子) 이루(離婁)장’에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權道를 모르고 자신의 작은 믿음에 집착하다가 낭패를 본 예가 많이 있다.
춘추시대의 송 양공(宋 襄公)이 초(楚)와 싸움을 벌였다. 적군이 배로 강을 건너올 때 공격하자는 신하의 말에, 襄公은 싸울 준비가 되지 않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어질지 않다고 말하며, 강을 건너올 때까지 공격하지 않다가 결국 대패하였다(宋襄之仁: 송양지인).
또 노(魯)나라에 살았던 미생(尾生)이란 사람은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다.
다리 밑에서 기다리던 미생은 억수 같은 비 때문에 물이 불어 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를 기다리다 결국 물에 휩쓸려 죽었다(尾生之信: 미생지신).
한편, 권도를 자칫 잘 못하면 權謀術數(권모술수)로 오해할 수 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正道를 무시하고, 모략과 중상 등의 방법으로 상황에 따라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權謀術數와 權道는 다른 것이다. 
正道의 원칙을 고수하되, 깊이 있는 인생사를 배워나가면서 지혜로워져야만 權謀術數가 아닌 權道를 행할 수 있는 것이다.
북 핵과 미사일 그리고 사드배치와 관련된 미국과 중국과의 외교전을 보면서 더욱 權道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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