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력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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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력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 개원
  • [ 92호] 승인 2016.11.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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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매스컴에서는 IMF 이후 사상 최악의 구직난이라며 심각한 취업난을 보도하고 있다. 5번 지원해서 겨우 1번 서류를 통과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취직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명목으로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감 없는 대안들로 뜬구름만 잡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정작 동물병원들은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치과와 의과 등 메디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또 동물병원 관련 업체는 물론이고 일반 기업들도 사람 뽑기 힘들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동물병원의 구인난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성수기냐 비수기냐를 떠나 시기와 상관없이 수시로 그만 두는 수의사와 스탭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비단 동물병원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이 인력난 고충을 겪고 있으며 이런 인력난은 더욱 가속화 되는 분위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채 경쟁률이 꽤 높았던 소위 잘 나가는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지원자가 미달될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는 장기화된 경기불황 탓도 있지만 전적으로 경기불황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것이 대기업 등 극히 일부 기업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과 비교 평가됨에 따라 사회적인 서열이 분명해졌고 여기에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자신에 대한 평가보다는 일자리를 보는 눈만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직업과 직장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진 요즘의 세태가 반영된 탓도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직장을 단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돈 벌이 수단쯤으로 여기게 되면서 하고 싶은 여행이나 공부를 할 수 있는 준비만 된다면 언제든지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연봉이 낮더라도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필요한 목돈이 쌓이면 기꺼이 그만 두는 것이 직장이다 보니 한 직장에 근무하는 기간도 자연스럽게 짧아지고 있다.

병원 스탭과 같이 구인 수요가 많아 구직이 수월한 직종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동물병원 스탭들의 이직이 더 잦을 뿐만 아니라 병원의 인력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요즘은 수의사 인력도 마찬가지다. 수의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가능한 힘들지 않고 개인 시간을 쓸 수 있으며 근무환경도 좋고 여기에 급여까지 좋은 병원을 선호하고 있어 웬만한 로컬병원에서 양질의 인력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정부는 수의테크니션 제도 도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동물병원 입장에서는 구인 층이 넓어진다기보다는 오히려 인건비만 높아질 확률이 높아 근본적인 구인난 대책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동물병원의 구인구직을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동물병원에 취직하려는 스탭 새내기들이나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수의사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나 채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동물병원 원장들 역시도 구인을 하고 싶어도 마땅하게 알릴 곳이 없어 전전긍긍 하고 있다.
구인‧구직 모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해당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이런 수요와 공급을 충족시킬 만한 채널이 없는 것이다.

신입직원뿐만 아니라 임신과 육아 또는 유학 등으로 중도에 일을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유휴인력들에게도 이런 정보채널은 절실하다. 더구나 유휴인력이 동물병원 구인난에 숨통을 트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필요하다.  

따라서 동물병원의 인력문제 컨트롤타워 역할은 수의사회 단체보다는 수의사와 스탭 모두 접근이 용이한 좀 더 유연한 채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동물병원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의 구축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메디칼과 덴탈 쪽 구인구직 사이트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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