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본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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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본 반려동물>
  • 안혜숙 기자
  • [ 115호] 승인 2017.11.0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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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구인난에 빠진 공무원
 

겨울을 앞두고 지자체들이 수의사 구인난에 빠졌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지방공무원 경력 경쟁임용 시험을 치른 뒤 면접을 거쳐 내달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14개 시·군 중 12곳이 미달됐다. 응시자가 한 명도 없는 곳이 있을 정도로 공무원 모집에 수의사들의 관심이 적었다. 

다른 직종의 공무원 임용시험이 15대 1의 경쟁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수의사들은 공무원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력직 공무원에 대해 관심이 적은 다양한 이유 중에는 살처분 트라우마도 있다. 
공무원 수의사들의 업무는 다양하지만 일부 수의사는 가축 살처분에 투입된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AI 등이 발병하면 가축을 살처분하는 현장을 지켜봐야 한다. 

살처분 작업에 투입된 수의사들은 심각한 외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동물을 땅 속에 묻는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의 심리적 트라우마는 사실상 엄청나다. 

일부 살처분 현장을 지켜본 모 수의사는 “도망치려는 돼지를 붙잡아 회초리로 때리고 악을 써가면서 구덩이 속으로 몰아넣는데, 처음엔 몸을 사리던 사람들이 나중엔 악에 받혀서 발로 차는 상황까지 이른다”며 “시간이 갈수록 살려고 발버둥치는 돼지 울음소리가 온 천지를 뒤흔들었다. 그것은 아수라장이었고 차마 볼 수 없는 목불인견의 광경이었다”고 표현했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트라우마다. 

올해 초 국민안전처가 살처분 작업 후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에게 무료 심리 상담을 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매년 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동물들을 매몰하는 것으로 사태를 해결하지만, 외국은 3Km내 살처분 대신에 사람이나 사료 차량의 이동 제한이나 금지 등 차단방역을 강화하여 전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발생 농가별로 살처분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백신접종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접종지역 반경 최소 10㎞ 이상을 백신접종 경계지역으로 설정해 다른 지역으로의 가축 이동을 제한하고, 추가 발생을 추적 감시하며 전염병을 차단하고 있다.

공무원 수의사의 역할은 다양하다. 그러나 동물성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살처분에 투입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이제라도 동물성 전염병 예방 정책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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