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사현정(破邪顯正)과 밀운불우(密雲不雨)
상태바
[사설] 파사현정(破邪顯正)과 밀운불우(密雲不雨)
  • 개원
  • [ 118호] 승인 2017.12.20 2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매년 교수신문이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파사현정’이 꼽혔다.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불교 삼론종의 기본 교의이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통용어가 됐다.
‘파사현정’은 지난 2011년 말에 2012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정된 바 있어 6년만에 다시 등장했다.
‘파사현정’에는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간의 정책이 가진 자들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진정한 공익실현과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역대 정부마다 그 정치사에 맞는 사자성어가 선정돼 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김대중 정부 때는 ‘이합집산(離合集散)’으로 철새 정치인들을 지적했으며, 노무현 정부는 ‘당동벌이(黨同伐異)’로 정치권이 끊임없이 대립한 것을 빗댔다.
이명박 정부는 ‘호질기의(護疾忌醫)’ 즉, 잘못이 있는데도 귀를 막는다는 뜻으로 남의 충고를 듣지 않는 자세를 꼬집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지록위마(指鹿爲馬)’. 진실을 거짓으로 속인다는 의미로 진실을 감추는 무능한 군주를 비판했다.

사자성어만큼 역대 정부를 한마디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정확한 묘사다.  
그렇다면 올해의 수의계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자성어는 무엇일까. 2006년에 선정된 바 있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아닐까 싶다. 
‘밀운불우’는 ‘구름이 가득하고 빽빽한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수의계 역시 이와 흡사한 상황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급성장으로 다양한 산업분야가 진출하며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수의계 내부적으로는 희망적인 기대보다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더 이상 수의료 시장이 성장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보는 수의사들도 적지 않다. 대외적으로는 핑크빛 기대가 가득 차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지금 수의계는 마치 구름이 가득하고 빽빽하게 차서 곧 비가 내릴 것 같지만 정작 비는 내리지 않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하기만 한 ‘밀운불우’와 맞아 떨어진다.

그렇다면 밝아오는 새해는 수의계가 어떤 사자성어를 기대할 수 있을까.
2018년 무술년은 개띠 중에서도 황금개띠 해라고 한다. 반려동물의 대표적인 개의 해인데다 그것도 황금개해라고 하니 더욱 반갑다.
확실한 것은 새해는 어느 해보다도 개가 가장 많이 불리고 주목받으며 상징적으로도 가장 많이 노출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반려동물들이 어느 해 보다도 주목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올해는 뜻하지 않게 반려견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상승 무드를 탔던 반려동물 문화가 다소 주춤해진 느낌이다.
때문에 무술년 새해는 황금개띠 해인 만큼 반려동물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제 목소리를 내면서 성숙한 반려문화가 정착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아울러 수의계도 황금개띠 해를 맞아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내년에는 ‘개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주고받아도 좋을 것 같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동물병원 특화진료 ‘전문센터’ 설립 경쟁
  • [연자 인터뷰 ㉟] 김하정(전남대 수의내과학) 교수
  • [클리닉 탐방] VIP동물의료센터 동대문점
  • 현창백 박사, V-ACADEMY ‘심장학 세미나’서 심근증 다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