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내한강연 성공적으로 마친 스티븐 에팅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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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내한강연 성공적으로 마친 스티븐 에팅거 박사
  • 김지현 기자
  • [ 10호] 승인 2014.07.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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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진료철학이 곧 가치다”
 

『수의내과학(Textbook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의 저자이자 수의내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스티븐 에팅거 박사(UC Davis 수의과대학 석좌교수)가 지난 7월 5~6일 양일간 성공적인 내한 강연을 마쳤다. 이에 본지는 에팅거 박사와 특별인터뷰를 진행하고, 그의 진료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강연을 마친 소감은
보호자에게는 수의사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의사가 환자와 보호자를 어떻게 케어하고 사랑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임상의 시작점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특정 제품이 아닌 백신 전체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했다. 백신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나 또한 임상의로서 보호자에게 매일 설명하는 것이 임상과 관련한 동일한 내용들이지만 어떤 철학을 갖고 진료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Q. 백신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백신은 첫째 안정성, 둘째 효과, 세 번째 보호자 교육,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데, 단순히 백신은 주사의 문제가 아니라 보호자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Q. 국내 수의사들에 대한 느낌은
대단한 열정들을 가지고 있다는 데 놀라웠다.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고, 한국 수의사들은 백신의 일반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다. 특히 펫샵이나 동물약국과의 역할 차별화나 자가접종 문제 등 수의사의 사회적인 위치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고민은 미국 수의사들과도 비슷한 부분이다.

Q. 미국과 한국 수의사를 비교한다면
미국은 훨씬 강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펫샵이나 동물약국과 어떻게 동물병원을 분리시켜 차별화 할 지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이미 어느 정도 형성된 게 있는데, 한국은 아직 잘 모르고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미국에서는 동물병원을 커머셜하게 운영하고 있어 병원 경영에 관심이 많고, 소셜 미디어 등을 이용해 자기 병원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고 차별화 시킬 것인지에 관심이 많다. 때문에 동물약국이나 펫샵에서 자꾸 영역을 침범하는데 대해 어떻게 방어할지 알고 있고, 부분적으로는 성공하고 있다.

Q. 이 부분에 대해 조언한다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답이다. 이번 강연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는데, 차별화를 위해 자기 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수의사의 책무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가격만이 유일한 요소라면 가격이 이긴다. 하지만 BMW랑 기아차를 비교했을 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예를 들어 아기를 키우는 것은 부모가 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 의사에게 가는 거 차이다. 전문가한테 왜 가는지, 어디까지 케어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수의사는 공통의 그라운드와 베이스가 있고, 똑같은 프로토콜을 제공할 수 있어 전문가로서 더 신뢰할 수 있다. 

Q. 최근 미국 임상 최대 관심사는
연령층에 따라 관심사가 다른 것 같다. 젊은 층은 심장학, 전염병학, 정형외과 및 외과적 수술 등 기본적인 테크닉에 관심이 많고,  나이가 있는 층은 병원경영 자체에 관심이 많다. 내 자신이 아는 것보다 차별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깨달은 것 같다.

Q. ‘수의내과학’을 7번째 에디션까지 출판하며 40년간 집필했다.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기본적인 목표는 갓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막 임상으로 넘어가는 수의사들에게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지식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면서 진짜 임상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임상 초입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말하자면 텍스트북으로서 임상적으로 좀 더 깊게 아는 백과사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수의사에 대해 전망한다면
미국의 경우 예전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병원이 생기고, 더 많은 수의사가 생기면서 오히려 수의사의 위상은 떨어졌다. 결국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 한국은 아직 수의사 스스로 전문가라던가 프로페셔널리즘이라고 자기 자신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대체불가하다 라고 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뭔가 좀 더 다른, 보호자에게 어떤 존재가 돼야 하고, 동물병원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게 만드는지가 수의사들이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다.
우리가 동물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너무 많은데, 정말로 수의사들이 보호자들이 만족할 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기계나 장비 등 너무 비싼 아이템들을 갖고 있지만, ‘너 정말 일 잘하고 있어?’ 라는 기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보호자들이 수의사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과연 내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수의사들이 실제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호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하고, 동물들을 어떻게 케어 할 것인지를 목표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Q. ‘두라문’ 백신의 장점이라면
많은 제품 가운데 하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특별하고 유일하기 때문이다. 어떤 좋은 제품을 선택하느냐는 그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 교육기회를 많이 제공하는지, 수의사에게 필요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는지, 유통은 잘하는지, 안전하고 퀄리티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제품마다 퀄리티 차이는 크게 없다. 일정 수준의 제품들을 생산하는 만큼 나머지 선택 기준은 차별화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의사 교육이나 세미나 등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재미있는 것은 보호자가 동물병원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느냐와 똑같은 이유다. 수의사는 과학자로서 테크니컬하게 제품을 선택하지만, 큰 의미에선 비즈니스맨 아닌가. 결국엔 한 가지로 귀결된다. 보호자들은 수의사가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가 얼마나 동물을 잘 돌봐주는지가 더 중요한 포인트다.

Q. 한국에 대한 인상은
10년 전 가족들과 2주 동안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다. 한국은 아주 깨끗하고 사람들도 예의바르다. 일본 사람의 예의와는 또 다르다. 한국에서는 북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정작 한국 사람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게 흥미롭다. 전쟁 직후에 메이드인 코리아로 한국 경제가 성장한거 너무나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언제 시작했고, 끝난 날 내가 어디있었는지 정확히 기억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수의내과학’ 8번째 에디션이 2016년에 출판될 예정이어서 현재 작업 중이다. 단행본으로 최대 분량인 2200페이지로 책과 온라인 서비스를 같이 제공할 예정이다. 1000개가 넘는 비디오 클립과 동영상이 포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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