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잃은 동물병원 ‘분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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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곳 잃은 동물병원 ‘분양시장’
  • 안혜숙 기자
  • [ 89호] 승인 2016.10.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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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분양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A 동물병원네트워크에서는 지난해부터 분양사업 대신 반려동물 입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B 대기업 네트워크 동물병원들도 최근 분양 사업을 중단했다.

네트워크 동물병원들 분양사업 중단 선언 
악화되는 인식이 원인 … 분양시장 음성적으로 변질되고 있어
펫가든과 쿨펫의 일부 지점에서는 강아지 분양을 하지 않겠다며 동물 분양사업의 종지부를 선언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몰리스펫샵이 동물 분양사업을 중단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겠다”며, 이마트의 동물 분양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허술한 동물판매업과 번식업
동물자유연대가 동물 분양사업을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동물을 단지 사고파는 물건으로 취급하는 대기업의 시각에 있다.
‘출산은 곧 수익 창출’이라는 시각에서 동물을 바라볼 경우 동물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장치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H 대기업의 동물 경매장 사업이 그 예이다.
H사는 애견경매장 임대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사업의 핵심은 강아지 공장 유통에 있다는 것이 동물자유연대의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동물자유연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H 경매장에 참여한 98%가 불법으로 경매에 참여했다.
또한 경매에 나온 동물 중에는 2개월 령 이하의 동물도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동물 경매장 사업조차 동물보호법 위반을 의심할 정도로 동물판매와 번식업 등록 및 신고 규정이 허술하다.
대기업들의 동물 분양과 애견 경매장 운영에 대해 동물자유연대가 반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분양 동물병원 꺼린다
최근에는 대기업의 동물 분양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의 분양에 대한 인식도 나빠지면서 아예 분양을 하지 않는 동물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인들이 자주 찾는 블로그나 카페를 보면 분양하는 동물병원을 꺼리는 현상이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 반려인은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케이지 안에 있는 아가들과 마주쳐 안쓰럽다”며 “언제부터인가 아가들의 모습이 눈에 밟혀 병원 가는 것을 꺼리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동물을 사고파는 병원에 내 반려동물을 맡길 수 없다는 보호자들도 있을 정도로 동물병원의 분양에 대한 시각이 갈수록 비판적으로 바뀌고 있다.

동물병원 분양이 안전
하지만 동물병원의 분양은 일반 입양과 달리 건강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고, 동물에게 필요한 예방접종도 마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심하고 믿을 수 있다.
이처럼 일반인 분양에 비해 동물병원 분양이 더 장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선입견 탓에 보호자들이 동물병원 분양을 꺼리는 현상이 확대되면서 이와 맞물려 동물병원 분양 또한 줄어들고 있다.
대신 유기묘나 유기견들을 보호하거나 가정에서 위탁받은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는 동물병원이 늘고 있는 것.
문제는 동물병원 분양이 위축되고 점차 줄어들면서 반려동물 분양이 음성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음성화 되는 분양시장
반려동물 분양은 주로 기존의 펫샵을 통하거나 일부는 전문 브리더를 통해 분양을 받는다.
지인으로부터 분양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는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에는 반려인들이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관련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분양을 받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다수의 인터넷 카페에는 많은 동물들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모 블로그는 동물 분양관련 글만 올라오고 있을 정도로 동물 분양시장이 점차 음성적으로 변질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려인들이 이런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한 분양, 일명 ‘가정 분양’을 선호하고 있지만, 문제는 일부 업자들이 가정 분양으로 둔갑해 직접 카페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 결국 업자들의 분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보호 위해서도 분양 필요
일반인, 특히 업자의 동물 분양은 판매자가 올린 글만을 보고 진행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각종 질병에 노출된 동물의 분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고, 예방 접종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동물 분양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동물병원 분양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면서 일반 분양시장으로 더 몰리기 때문.
동물 보호를 위해서도 분양은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동물 사육시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동물 판매업에 대한 감시와 보호를 강화한다면 동물 분양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음성적으로 변하고 있는 동물 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강화를 통한 양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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