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한국 vet. tech과 미국 vet. tech에 관하여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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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한국 vet. tech과 미국 vet. tech에 관하여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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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6호] 승인 2015.07.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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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요?”
 

저는 지난 2010년 AERC(Animal Emergency Referral Center)에서의 실습에 대해 재미한인수의사회지에 글을 실은 적이 있습니다.
2013년에도 Dr. Henry Yoo의 도움을 받아 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ersity, Pomona’s Animal Health Science Program에 일주일 동안 학생들의 수업을 직접 참여해 보았습니다.
2006년부터 여러 미국학회를 다니면서 미국 RVT를 알게 됐고, 그러면서 RVT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같이 일을 해보니 우리나라 수의테크니션과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고, 그 차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는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학교를 가게 된 것입니다.
한국의 수의테크니션과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 한국의 테크니션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고, 또 환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전문학교, 2년제, 4년제 과정의 동물에 관련된 학과가 있습니다. 바로 이 학교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이 미국과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미국의 테크니션 학교 교육 프로그램은 아주 다양하고 체계적입니다.
1학년 때는 대체적으로 쉬운 이론과 실습을 받습니다. 그러나 4학년 학생들은 병원에 바로 취업이 되더라도 모두 다 할 수 있게끔 교육을 합니다. 그 예로 Lab animal management 수업이 있는데, controlled drug를 직접 관리하는 방법과 log book을 작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우리나라 대학에선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배우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아주 간단한 예에 불과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13년을 수의테크니션을 하면서 배운 것들을 미국은 학교에서 다 배우고 있었습니다.
또 이런 이론과 실습 교육을 받으면서 400시간의 externship, internship을 이수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졸업을 한 후 국가자격시험을 통과해야지만 RVT(Registered Vet-erinary Technician)가 될 수 있습니다. RVT가 되어도 매년 학회에 참석해서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들이 이렇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건 바로 수의테크니션도 수의사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전문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의사들은 진단과 수술,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와의 신뢰를 쌓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수의테크니션은 수의사의 진단에 따라 환자를 케어해야 합니다. 수의사는 진단을, 수의테크니션은 그 진단에 따른 처치를 하는 것만 다를 뿐 생명을 살리는 데엔 목적은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의사들은 6년의 교육을 받고 국가자격시험을 통과해야지만 수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의테크니션은 동물관련 학과를 마친 다음 국가자격증도 없이 수의테크니션이란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니 환자의 생명을 다루기엔 수의테크니션의 실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겠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첫째, 미국처럼 대학교육프로그램을 좀더 체계적으로 세분화해야 합니다. 여러 분야의 nursing skill과 질병, hospital management, ultrasound 등등 각 학년에 배워야 되는 과목을 1쿼터당 이론, 실습을 8~10개 수업으로 나누고, internship, externship을 통해 외부 실습을 하면서 수의테크니션으로서의 자부심과 실력을 쌓을 수 있게끔 해주어야 합니다.  
둘째로, 국가고시 제도를 만들어 수의테크니션을 법적으로 자격을 인정해주고, 그만큼 근무 복지도 향상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향후 몇 년 후에 미국의 학교처럼 프로그램을 짜서 학생들을 가르쳐준다 해도 국가가 인정해 주지 않으면 수의테크니션의 모든 행위가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이니 국가고시 제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로, 수의테크니션 학회를 매년 개최하여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수의테크니션을 필요로 하는 병원이 많아졌습니다. 또 그만큼 수의테크니션이 해야 하는 일들도 많아졌구요.
앞서 제시한 세 가지의 방향들이 톱니바퀴처럼 딱!딱!딱! 맞아 떨어져야지만 우리나라 수의테크니션의 미래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교육을 하고, 그에 합당한 자격을 주고, 계속 그 일을 할 수 있는 모티베이션을 심어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요?? <完>

글: 해마루이차진료동물병원 최재하 원무간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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